리프레시

김영옥(오륙도아이쿱생협 이사장)

다시 새롭게 태어나다. 지난 10월 마지막 주에 2박 3일간의 일정으로 괴산자연드림파크 치유학교를 다녀왔다. ‘리프레시 10’, 40대 이후 10년 주기로 몸속을 대청소하는 치유프로그램이다. 전후 건강검진을 통해 미병 상태를 관리해 증상을 치유하고 만성질환을 사전에 예방하는 것이다.

2박 3일 동안 오롯이 나만 생각하며 검진을 통해 현재의 내 몸 상태에 대해 꼼꼼히 살펴보는 시간을 가졌다. 치유학교에서 가장 중요한 일정은 내 몸속 독소를 배출하는 것이었는데… 헉! 이게 내 간에서 나온 독소란 말인가! 이튿날 오전부터 하루 종일 배출되는 콜레스테롤 찌꺼기들을 보니 실로 경이로웠다. 이렇게 간청소를 한다는 거구나. 정말 몸속을 대청소하는 기분이 들었다.

시력이 좋은 나는 40대 초반에 노안이 심하게 왔다. 두피가 가렵더니 흰머리가 빨리 생겼다. 세월의 흐름은 내가 아무리 발버둥 쳐도 어쩔 수 없구나. 50이 되면서는 노화를 당연하게 받아들였다. 이 나이에 이 정도 병쯤은 감수해야지, 가족력이니 할 수 없지 하며 각종 질환들과 친구가 되었는데…

치유과정을 통해 노화도 늦추고 질환을 예방 치유할 수 있겠다는 생각이 들었다. ‘리프레시 10’은 3개월 과정이다. 16시간 동안은 금식하여 아침은 먹지 않는다. 동결건조한 채소를 하루 2봉지씩 먹고 혈관을 청소하는 클린주스를 마신다. 나는 3개월 동안 복부비만을 줄이고 검사결과에서 나온 중성지질의 4배에 가까운 총콜레스테롤 수치를 낮춰보겠다는 목표를 세우고 열심히 실천중이다.

나의 몸을 건강히 돌보다보니 문득 지금 지구는 미병이 아닌 암 직전의 상태가 아닐까하는 생각이 든다. 코로나19와 같은 전염병과 최근 세계 곳곳에서 일어난 기후재앙 증세는 이미 암에 걸렸다고 봐야할지도 모르겠다. 2050년, 겨우 30년밖에 남지 않은 시간, 전 세계 과학자와 경제학자들은 더 이상 우리가 지금과 같은 삶을 유지할 수 없을지도 모른다고 강력하게 경고했다. 질병, 폭염, 홍수와 같은 문제들은 서로 연결되어 있고, 어느 순간 우리가 감당할 수 없는 대가를 치러야 한다고 이렇게 소리 없이 아우성 치고 있는지도.

지구를 리프레시 할 수 있을까. 12월 10일 드디어 우리나라도 탄소중립을 선언하였다. 탄소중립이란 탄소를 배출하는 만큼 그에 상응하는 조치를 취하여 실질 배출량을 ‘0’으로 만드는 것을 의미한다. 국가단위 탄소배출권 환경문제에 투자는 더 이상 선택이 아닌 필수의 문제가 되었다. 연이어 12월 11일 탄소배출이 불가피한 포스코가 탄소중립을 선언하였다. 다소 늦은 감은 있지만 우리나라도 기후변화 대응이 인류의 최대 도전과제로 떠오른 가운데 지속가능한 세상을 만들어 가는데 앞장서기 시작한 것이다.

그럼 나는 무엇을 할 수 있을까? 쓰레기가 발생하는 배달음식은 아예 시키지 않는다. 재활용 분리배출에 심혈을 기울인다. 분리배출이 어려운 물품은 애초에 사지 말라고 가족에게 부탁한다. 그리고 물건을 살 때는 꼭 필요한 것인지 오랫동안 고민한다. 쇼핑몰에서 옷을 보면 옷장을 뒤져 비슷한 옷을 먼저 찾아본다. 가능한 적게 욕심내고 많이 소유하지 않으려고 노력한다. 더불어 몸을 건강하고 생기 있게 만들기 위해 먹거리에 신경 쓴다.

채식은 인류도 지구도 건강하게 만드는 길이다. 10월 말부터 거의 채식 위주의 식사를 하고 있다. 채식주의자로 당장 선언은 못하겠지만 몸이 가벼워지고 피로함이 사라진 것을 느끼고 육류에 손이 가지 않게 되었다. 좋은 것은 널리 알려야하니 함께할 동무를 찾아 채식동아리를 만들어봐야겠다. 미량영양소가 풍부한 유기농산물을 많이 먹어서 나도 지구도 리프레시하자고 선동하는 스피커가 되려고 한다.

[참고]

자연드림 치유학교 리프레시 10

KBS <코로나19특집>? 2050 생존의 길 2020.11. 7.