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청년,협동조합에 로그인하다] 4. 청년이 배제 되지 않는 더불어 사는 사회

송주희 (수원시청년지원센터 총괄팀장)

 

지난 8월 9일부터 3일간 유엔 해비타트 한국지사에서 개최한 ‘YOUTH WEEK 2017 in KOREA’의 ‘청년이 주도하는 SDGs’섹션에서 강연을 했다. 이후 토론시간에 “청년이 사회적 배제의 대상이 될 수 있다고 생각하는가? 라는 화두를 30여명의 청년들에게 던졌다.

현대도시에서 나타나고 있는 복잡한 사회적 배제를 해결할 대안으로 ‘포용도시(주1)’라는 개념이 ‘UN-Habitat III 회의’에서 중요한 의제로 언급되었다. ‘사회적 배제’는 전 세계 도시들에서 가장 중요한 문제로 부각되고 있다. 경제성장이 둔화되고 경제적으로 자립해서 생활하기 힘든 청년들이 많아지고 있는 지금, 사회적 배제의 대상으로 설정하여 청년문제의 실마리를 찾아보자. 우리사회의 청년들은 상대적으로 다양한 사회적 관계에서 소외되고 있으며 이에 대한 대안마련에 대한 공론화가 필요하다.

한 개인이나 집단이 각종 자원의 배분으로부터 소외되거나 의사결정 과정에서 참여하지 못하며 여러가지 정치·경제·사회·문화적 관계에서도 배제되는 현상을 ‘사회적 배제(Social Exclusion)’라고 한다. 한국사회의 청년들은 일자리 기회에서 차별받고 연달아 결혼과 출산, 주거, 육아 등의 생애 주기에서 필요한 부분에 대해 보장받지 못하고 있으며 지속적으로 소외되거나 배재되는 불편한 현상을 마주하고 있다. 이러한 불평등은 농촌에 비해 청년들이 많이 살고 있는 도시에서 상대적으로 더 심각하게 나타난다.

『생활 속의 협동 : 배제를 뛰어넘어 더불어 사는 사회로』는 신자유주의 시대에서 파괴된 사회 안전망을 협동조합이 역사 속에서 실천한 상호부조, 그리고 생협의 대응에서 찾고 있다. 유럽과 일본의 상호부조와 협동의 힘으로 사회적 배제를 극복하는 각 지역 사례들이 이 책에 소개되어 있다.

사회적 배제가 진행되고 있는 현상을 종합적으로 파악할 수 있는 새로운 시민의식이 필요하다. 질 시팡은 ‘커뮤니티 통화와 사회적 포용’을 제목으로 한 논문에서 ‘타임뱅크 맥락에서 경제적 시티즌십은 생산활동에 종사하고 그 보수를 받는 능력, 그리고 공식적인 고용이나 훈련과의 연계를 확립하는 능력을 가리킨다. 사회적 시티즌십이란 신뢰와 상호부조의 사회적 네트워크를 만들고 커뮤니티나 세대의 가교가 되어 이웃과의 교류를 발전시켜 자존심을 일구는 것과 연관되어 있다.’고 서술하고 있다(Seyfang 2005:4).

우리는 주류경제에서 사용되는 유급 고용만을 진정한 일이라고 이해하고 있다. 인간을 사회적 자산으로 바라보고 노동의 개념을 재검토하는 새로운 접근방식으로 영국에서는 ‘타임뱅크(주2)’를 통해 사람들의 상호부조 활동에 따른 사회적 자본을 형성하려고 하는 협동생산 개념이 있다.

사회적 배제란 사회에 참가할 수 없는 상태를 말한다. 이 문제를 극복하기 위한 시도 속에는 배제의 구조가 포함되어서는 안 된다. 협동생산과 그것을 구체화한 타임뱅크의 운영구조는 어떠한 입장의 사람들이든 그들이 갖는 능력이나 기술을 사회적 자산으로 위치하고 그것을 받아들임으로써 ‘돕고 도움받은’관계를 시스템 안에 내재화 시키고 있다는 점이다.

우리사회에서 청년이 사회적으로 배제 되어 있는 문제를 주류경제학에서 말하는 ‘일’혹은 ‘노동’의 개념을 넘어서 사회적경제의 관점으로 해석할 필요가 있다. 우리는 협동생산 안에서 상호부조 활동을 통해 신뢰를 바탕으로 지역사회 안에서 사회적 네트워크를 만들고 청년들을 위한 사회적 안정망을 구축해야 한다. 이 안정망을 만들기 위한 시도는 청년당사자뿐만 아니라 정책담당자와 청년들이 속한 공동체의 구성원들이 협치를 통해 함께 만들어 가야 할 것이다.

[각주]

1. 포용도시 개념은 1999년 UN-Habitat의 ‘도시 거버넌스에 관한 글로벌 캠페인(The Global Campaign on Urban Governance)’에서 기본 주제로 제시되었다. 캠페인 명칭이 암시하는 바와 같이 이 캠페인에서 UN-Habitat는 주로 의사결정 과정과 도시통치체제의 민주성을 강화하고 사회적 약자의 참여를 확보하는 데 초점을 맞추었다.

2. 타임뱅크시스템은 ‘모든 사람의 시간은 동일한 가치를 가진다 ’는 철학에 입각하여 시간을 척도로 사람들 사이의 호혜관계를 구축하기 위해 1980년대 미국에서 시작된 다자간 교환시스템이다. 타임뱅크시스템의 목적은 시장경제의 영역이 아니라 비시장경제의 영역을 재구축하고자 하는 것인데, 이 시스템의 창시자인 에드가 칸(Edgar Cahn)은 이를 핵심경제라고 지칭한다. 타임뱅크시스템의 원리는 선물교환의 원리, 특히 데이비드 그레이버(David Greaber)가 무제한적 호혜성의 원리라고 부르는 다자간 선물교환의 원리를 통해 규명될 수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