코로나19와 여성들의 삶
송주희(성공회대 협동조합경영학과 박사과정)
3월 8일은 세계여성의 날이다. 매년 ‘여성의 날’이 다가오면 2009년부터 활동했던 여성단체 언니들과 함께 참여한 3·8여성대회가 떠오른다. 매년 보라색 옷을 입거나 스카프를 메고 언니들과 광화문이나 청계천 일대에서 피켓을 들고 앉아 축제를 즐겼었다. 또 어떤 때는 명동에서 플래시몹을 하기도 했었다. 20대 후반에 처음으로 경험한 이 축제가 당시에는 낯설고 불편했지만 손을 잡고 이끌어준 언니들 덕분에 행복하고 즐거웠던 것으로 기억하고 있다. 한국에서 1985년부터 시작된 3.8한국여성대회는 올해로 37회를 맞이했다. 올해는 코로나19 상황으로 대부분의 행사가 온라인으로 진행되거나 지역별로 추진되었다.
코로나 팬더믹 상황은 수백만 명의 사람을 감염시키고 죽음에 이르게 했을 뿐만 아니라 여성의 삶에도 영향을 미치고 있다. 저명한 과학자들의 연구에서도 건강을 비롯해서 교육이나 고용 및 다양한 분야에서 여성들의 상황이 심각하게 퇴보되고 있다고 발표했다. 서울대학교 사회학과 배은경 교수는 ‘2020년 대한민국 성평등 포럼’에서 한국적 맥락에 특화해 코로나19가 여성에게 미친 영향에 대하여 발표했다. 그는 “국가의 1차 관심사가 방역과 경제회복에 집중되면서 여성들의 소외가 곳곳에서 발생했고, 사회적 거리두기로 자연스럽게 ‘가정’이 가장 안전한 곳이자 교육·돌봄을 제공하는 곳으로 전제되면서 여성들의 부담은 더 늘어났다”고 분석했다. 코로나19 상황의 장기화됨에 따라 이러한 팬더믹 현상이 여성의 삶에 끼치는 영향에 대한 인식을 높이기 위한 실질적인 정책적 변화가 필요한 상황이다.
비단 정책적 변화만이 필요한 것은 아니다. 우리의 일상생활에서도 ‘차별’과 ‘혐오’가 자주 발생하고 있다. 최근 미국 아틀랜타에서 발생한 여성, 아시안 대상 혐오범죄가 세상을 놀라게 하고 있다. 필자는 ‘클럽하우스’라는 어플리케이션에서 해외에 살고 있는 이민자, 유학생들과 자주 소통하고 있다. 이 사건이 일어나기 전부터 미국에서 아시아인 약자들을 대상으로 발생한 혐오범죄의 심각성에 대해서 그들에게 전해 들어서 알고 있었다. 이러한 차별과 혐오가 발생하는 이유는 소수자에 대한 편견 혹은 성역할에 대한 고정관념 때문이다.
김수원(2009)은 차별행위들을 정의하고 조사하고 있는 국가인건위원회에서 꾸준히 차별과 관련된 사건을 연구하고 있다고 했다. 또한 이러한 연구한 결과물들을 활용하여 다양한 연구와 범죄관련 계획 수립으로 학문의 활성화뿐만이 아니라 사회문제 해결 등의 다양한 기능을 수행한다고 하였다. 또한 사회적 안정망 설치 및 국민적 공감대 형성의 중요성을 언급하고 있다. 마지막으로 인권교육을 통한 예방, 국제인권법의 적용을 통한 관심 유도, 사법제도를 통한 방법 등도 제시하고 있다.
사회적으로 서로 연대하며 차별을 없애기 위한 문화를 만들어 가는 것도 중요하다. 일상 속에서 “한국 사람들은 원래 그래”라고 말하는 등의 일반화 하는 언행에 대해 목소리를 내야한다. 또한 우리 스스로가 작은 변화를 위해 할 수 있는 생각이나 행동에 대해 고민해 볼 필요가 있다. 자신을 다시 되돌아보고 본인이 가지고 있는 편견에 따른 말이나 행동에 대해 감수성을 높이는 것이 중요하다. 이렇게 조금씩 변화하면 살아가다보면 현재의 변화가 크게 느껴지지 않을 수도 있지만 우리 다음세대의 삶은 좀 더 나아질 것이라고 믿는다.
참고문헌 : 김수원. “사회적 차별, 혐오범죄 (Hate Crime) 그리고 인권.” 題 字: 玄潭 曺首鉉 (現 圓光大學校 敎授) (2009).