공정한 세상을 꿈꾸며 : 다음 세대와 함께 만들어갈 공정한 세상은

이정주 (아이쿱협동조합연구소 고문)

2017년도 여름, 아이쿱에서는 미래세대에게 주는 선물, 청소년캠프를 준비하고 있다. 캠프의 주제어는 ‘공정(公正)’이다. 이번 캠프에서 아이들은 연극, 영상, 요리, 여행에 자신들의 생각과 끼를 담아 자기들의 언어로 공정함에 대한 고민과 꿈을 표현할 것이다. 청소년들에게 ‘공정함’이란 무엇일까? 그들이 꿈꾸는 ‘공정한 세상’이란 어떤 모습일까? 준비과정에서 나도 공정함의 의미를 다시 한 번 돌아보게 되었다.

1844년 영국 로치데일에서 28명의 조합원으로 시작한 근대 협동조합의 효시 또한 그 이름이 ‘공정(公正)선구자조합’이라는 사실이 새삼스럽게 다가온다. 협동조합은 ‘공정함’을 탁월하게 구현한다. 그들은 정량, 정품의 물품구매를 목표로 미래세대인 우리들에게 협동조합의 원칙을 유산으로 남겨 주었다. 그리고 오늘날 우리는 그 가치를 이어받아 ‘윤리적소비’를 실천하고 있다.

공정한 세상이란 어떤 세상일까? 공정이란 혼자일 때는 의미가 없다. 즉, 공정이란 사회적 관계에서 이루어진다. 하지만 단순히 균등하게 배분하는 것이 공정함이라고 할 수 없다. 흔히들 공정한 사회란 ‘내가 노력한 만큼 인정받는 사회’, ‘출발 지점이 같은 사회’라고 말하는데, 이는 오늘날 불공정한 경쟁사회에서 바라는 바가 아닐까 싶다. 나는 지난 해 촛불집회, 그리고 이번 새 정부의 출범을 보면서 공정한 사회란 바로 ‘정상화된 사회’를 말하는 것 아닐까 하는 생각을 해 본 적이 있다. 누구나 납득이 가는 사회, 당연히 그렇게 해야 할 일이 그렇게 되는 사회가 공정한 사회라고 할 수 있지 않을까.

새로운 문재인 정부는 “나라를 나라답게“를 슬로건으로 내세웠다. 이는 우리 사회의 모든 영역에서 실종된 공공성을 회복하고 나아가 더 높은 수준을 구현하고자 하는 것을 의미한다고 한다. 그리고 지난 22일, 11조300억원 규모의 추경 안이 드디어 국회를 통과하였다. 기획재정부에 따르면 이 예산은 공무원 2천575명 증원 등 일자리 마련을 지원하기 위한 재원으로 투입될 예정이라고 발표했다. 선진국의 공공 부문의 비율은 23~24% 내외이며 OECD 평균은 21%이다. 하지만 한국은 7.6%에 불과하다. 따라서 이것은 우리가 공정한 국가로 가는 당연한 첫 수순이 아닐까 싶다. 우리사회가 보다 더 공정한 사회로 가는 그 첫 걸음이 되기를 기대해 본다.

그러나 이것을 제대로 실현하기 위해서 우리 사회가 간과해서는 안 되는 중요한 사실이 있다. 위의 선진국들의 사회적 경제 고용은 10% 미만, 한국은 1% 미만이며 농협을 빼면 소수점에 불과하다는 사실이다 (<사회적경제는 좌우를 넘는다> 우석훈). 바로 위의 선진국들의 특징은 사회적경제의 비중이 사회적으로 높다는데 있다. 이미 사회적경제는 역사적으로 가장 공정성을 잘 발현하는 경제 조직으로 인정받고 있다. 2008년 금융위기 때에도 투명하고 안정적인 운영으로 그 진가를 확인시킨 바 있다. 따라서 우리 사회 또한 공정한 사회를 실현하기 위해서는 사회적경제를 활용해야 할 것이다. 그리고 우리 사회적경제 영역 공정함의 가치를 제대로 실현할 수 있도록 로치데일의 공정함의 가치를 더 배우고 실천해야 할 것이다.

이번에 열리는 캠프를 통해 그러한 성과와 의미를 되새겨볼 수 있으리라 기대된다. 청소년들과 함께 ‘공정한 세상’을 탐험할 생각에 마음이 설렌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