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16년 8월 칼럼]GMO 완전표시제는 소비자의 당연한 권리
장상환(경상대, 경제학)
지난해 우리나라에 수입된 유전자변형 생물체(GMO)의 전체 물량은 1023만7천톤이다. 제초제내성 GMO콩과 해충저항성 GMO옥수수 등이 중심이다. 콩기름, 고추장, 된장, 간장, 전분당 등 거의 모든 가공 식품에 GMO가 들어간다고 볼 수 있다.
GMO가 과연 안전한가, 지난 5월 미국 국립과학아카데미(NAS) 연구진은 농업생명공학 분야의 최근 연구결과들을 검토한 결과 현재 GMO 작물은 안전하며 암과 기타 질병 유발과 관련이 없다고 밝혔다. 7월에는 노벨상 수상자 108명이 “지금까지 GMO 소비가 인간이나 동물 건강에 부정적인 영향을 미친 사례는 확인되지 않았다. 그린피스가 반대하는 ‘황금쌀’이 비타민A 결핍증으로 고통받는 어린이들에게 큰 도움이 될 수 있다”며 그린피스와 그 지지자들에게GMO?반대운동을 그만해 달라고 촉구했다. 세계 인류가 급격히 늘어나는데 식량문제를 해결하기 위해서는 증산을 가져오는 GMO의 생산이 불가피하다는 주장도 있다. 반면 GMO의 안전성을 우려하는 소비자와 농민들은 GMO가 나온 지 20여년밖에 되지 않은 이 시점에 GMO가 영구적으로 안전하다는 것이 과학적으로 입증되었다고 볼 수 없다고 주장한다. 여기에 대해서는 미국 과학아카데미의 연구도 인정하고 있다.
GMO의 영구적 안전성이 증명되지 않았다면, 또한 GMO가 면적당 생산량을 별로 증가시키지 않고 재배농민에게 비용부담을 가중시키며, 다국적 종자 농화학기업의 이익만 키워주었다면 소비자들은 GMO를 사용한 식품을 선택해서 먹을 수 있어야 한다. 현재 GMO표시제에 따르면, GMO를 원료로 사용했더라도 최종제품에 GMO 유전자나 단백질 성분이 남아 있지 않은 경우에는 GMO표기를 하지 않아도 된다. 콩기름, 옥수수로 만든 옥수수기름, 올리고당 등은 모두 면제된다. 민간 자율의 NON-GMO와 GMO-Free 표시마저 막는다. 이 조항 대신 GMO를 원료로 사용한 모든 식품에 대해 GMO표시를 하도록 해야 한다. 소비자단체들은 GMO 완전 표시제를 요구하고 있다. 20대 국회에서도 의원 36명이 식품위생법 개정안을 발의하고 GMO농수축산물을 원료로 사용한 전체 식품에 대해 GMO표시를 해야 하며 Non-GMO를 자율적으로 표시하도록 해야 한다고 주장했다.
식품관련학회들은 GMO 완전표시제는 새로운 농업기술의 이용과 연구를 저해하고 우리나라 농업 발전을 가로막는 행위라며 반대한다. GMO 완전표시제가 시행되면 GMO 대량수입국인 우리나라 처지에서 GMO 사용이 감소하고 비GMO 원료 수입이 증가하여 식품 가격이 인상될 것이란 우려도 있다. 그러나 중요한 것은 소비자의 알 권리와 선택권이다. 소비자들이 GMO 완전 표시제에 따라 GMO 원료를 사용한 식품의 소비를 줄이면 식품업체들도 여기에 대응하여 비GMO 원료의 수입 증대를 통해 세계적으로 비GMO 농산물의 생산을 촉진하게 된다. 물론 GMO 농산물 생산에서 비GMO 농산물 생산으로 전환하는 과정에서 수요 증대에 비한 공급 부족으로 약간의 가격 인상이 있을 수 있겠지만 이는 과도적인 현상에 그칠 것이다.
국제적으로 GMO 사용 규제와 표시제도는 강화되고 있다. 유럽연합은 오래전부터 GMO 완전표시제를 시행하고 있다. 최근 일본에서는 GMO를 가축의 사료로만 사용하도록 했고, 대만에서는 학생 급식에 GMO식품 재료의 사용을 금지하는 법안을 통과시켰다. 중국은 유전자 변형 옥수수를 수입하다가 최근 중단시켰다. 최근 미국 상원과 하원에서도 GMO에 대한 표기 의무화 법안을 통과시켰다. 그러나 미국의 소비자단체들로부터 해당 법안이 기업의 GMO 표시 불이행에 대한 벌칙이 약하고, 영문이나 그림 이외에 스마트폰 QR코드를 통해서만 표시하는 내용까지 담고 있어 ‘반쪽짜리 표시제도’라고 비판받고 있다. GMO 완전 표시제는 점차 국제적 표준이 되어가고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