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16년 7월 칼럼]협동조합의 날, 협동조합 안녕하십니까?
이필구 (안산YMCA 사무총장)
매년 7월 첫째 토요일은 국제협동조합연맹(ICA)이 제정한 ‘세계 협동조합의 날’이다. UN에서도 협동조합의 사회?경제적 중요성을 인정하여 1995년 특별결의로 UN 공식 ‘국제협동조합의 날’로 지정해 기념하고 있다. 우리사회도 2012년 12월 협동조합기본법이 제정되면서, 협동조합의 날을 기념하고 있다. 한국 사회는 협동조합기본법이 제정된 이후 “협동조합이 대세다.”는 말이 나올 정도로 사회 곳곳에서 협동조합을 말하는 시대가 되었다. 중앙부처와 지방자치단체에 협동조합의 설립을 돕는 다양한 중간지원체계가 만들어졌고, 협동조합과 관련된 컨설팅과 교육이 쏟아지고 있다. 기획재정부 자료에 따르면 2016년 3월2일 현재 협동조합 설립현황이 8,939개로 늘어났다.
반가운 일이다. 협동조합 1만개 설립 역시 멀지 않아 보인다. 하지만 협동조합과 관련된 교육에 다녀오면 여전히 아쉬움이 남는다. ‘협동조합을 설립하려면 어떤 절차가 필요한가요? 협동조합을 만들면 어떤 해택이 있나요?”같은 기능적인 질문이 대부분이다. 협동조합을 도깨비 방망이처럼 생각하는 사람들 역시 많아졌다. 법이 정한 절차를 통해 협동조합만 만들면 성공할 것처럼 생각한다. 협동조합 설립현황을 봐도 그렇다. 9,000여개의 협동조합 중 영리적 목적으로 설립된 이른바 일반적 협동조합은 8,455개로 대부분을 차지한다. 지역별로는 서울 2,221개, 경기 1,397개로 수도권에 편중되어 있음을 알 수 있다. 단편적으로 현재까지의 설립현황 통계로 보면 수도권에 편중되고 있고 영리를 목적으로 하는 조합이 주류를 이루고 있다. 결국 협동조합을 이야기 하면서 협동조합의 가치와 사람은 빠져있는 ’앙꼬 없는 찐빵‘같은 느낌이다.
그렇다고 비관적으로 볼 필요는 없다. 협동조합기본법 시행 후 4년 만에 이룬 성과 치곤 상당하고, 지역사회를 기반으로 새로운 희망을 만들어 가는 협동조합 역시 점차 늘어가고 있기 때문이다. 세계 각국의 협동조합을 대표하는 세계 최대의?비정부기구로 전세계 94개국, 10억 명 이상의 조합원이 활동하는 국제협동조합연맹(ICA)의 상징은 무지개 모양이다. 1844년 영국 로치데일협동조합이 설립되고, 이후 성공하면서 오랜 역사 속에서 협동조합의 7원칙을 정하면서 만들어진 상징이기도 하다. ‘가입자유, 민주적 통제, 조합원의 경제적 참여, 자율과 독립, 교육 및 홍보, 협동조합간 협동, 지역사회에 대한 기여’ 라는 협동조합 7대 원칙은 협동조합 운영의 근간으로 곱씹어야할 것들이다. 올해로 4회차를 맞는 ‘협동조합의 날’에 다시 협동조합의 7원칙을 되새김질 하면서 가치와 사람에 기반한 협동사회라는 큰 틀을 향해 한걸음 나아가길 기대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