협동조합, 이렇게도 할 수 있구나!

 

『이런 협동조합이 성공한다.』 . 김은남 지음. 개마고원. 2015.06.26

윤유진, 아이쿱협동조합연구소 이사

협동조합 기본법이 발효된 이후, 우후죽순처럼 생겨난 협동조합들에 대한 우려의 목소리들이 들릴 때마다, 협동조합의 경험이 적은 우리나라에서 겪어야 할 통과의례라는 냉정한 마음과, 다른 한편으로 이제 막 걸음마를 떼는 협동조합들에 대한 지원 또는 조언이 좀 더 다양해지면 좋겠다는 생각이 늘 있었다. 물론 아이쿱을 비롯한 몇몇 단체와 기관에서 주로 창업 단계에서의 지원을 하고 있지만 그 손길이 미치지 않는 곳에 대한 안타까움이 있었던 것이 사실이다.

저자는 이러한 현실에서 협동조합 거품론이 제기되는 것에 대한 안타까움으로 이 책을 쓰게 되었다고 서문에서 말하고 있다. ‘사업체이자 결사체’로서의 특성을 잘 이해하고 살려나가는 협동조합들을 소개함으로써, 협동조합의 실패와 성공에 대한 실마리를 제공하고자 한 것이다.

저자는 그 실마리를 다음과 같이 일곱 가지로 추려 각각의 사례에 해당하는 협동조합을 소개하고 있다. 첫째, 목마른 자가 우물을 판다 : 공통의 필요와 열망을 조직하라. 둘째, 끼리끼리 잘 살아보세 : 조합원에게 실질적 이익을 돌려줘라. 셋째, “조합원의 주인공은 나요, 나!” : 조합원을 주인공으로 만들라. 넷째, 시장이 무너진 곳에서 길은 시작된다. : 대안 안정망을 모색하라. 다섯째, 순혈주의에서 벗어나기 : 외부자원을 현명하게 활용하라. 여섯째, 지역에 길이 있다. : 사는 곳을 중심으로 할 일을 찾아라. 일곱째, 세상은 넓고 협동할 일은 많다. : 새로운 가치를 선점하라.

그에 따라 소개된 협동조합들은, 장애를 가진 사람들의 일자리를 장애가족들의 연대로 만들어 낸 ‘연리지’부터 잘나가던 주식회사가 전환해 만든 ‘해피브릿지 협동조합’까지, 빈곤속의 청년들이 자신들의 쌈짓돈로만 꾸려나가는 ‘청년연대은행 토닥’과 로컬푸드를 기치로 내걸고 지자체와 지역주민?활동가가 힘을 모아 만들어가는 ‘완주로컬푸드 협동조합’ 등, 다양한 주체와 형태와 운영방식으로 나름의 성과를 이루어 내고 있는 곳들이다.

물론 소개된 협동조합 중에는 ‘성공’이라는 단어를 쓰기에는 아직 미흡한 곳도 있다. 출자금을 거의 잠식하고 운영상의 어려움을 겪고 있는 곳도 있고, 가시적인 성과에도 불구하고 출발점부터 관의 지원이 절대적이었던 이유로 자립과 지속가능성에 대한 숙제를 안고 있는 협동조합도 있다. 그러나 매출규모나 영업이익 면에서 승승장구하는 협동조합 뿐 아니라 운영 면에서 어려움을 겪고 있는 협동조합들에서도, 애초의 결사취지를 살리고 조합원들의 참여를 유도하여 조합원의 편익을 도모하기 위해 애쓰는 노력들을 소개함으로써, 어떤 협동조합이 ‘성공’하는 협동조합인가에 대한 생각을 하게하고 있다.

소위 잘나가는 소비자협동조합의 가운데서 활동해 온 입장에서는 접하기 어려웠던, 짧은 역사와 작은 규모에도 불구하고 절실한 필요에 의해 탄생된 협동조합들의 분투 사례는 신선하다. 특히, 지역공동체 복원의 필요불가결한 요소로서 만든 ‘순천언론협동조합’이 지역사회와 주변의 협동조합들과 연대하고 상생하는 사례들을 만들어가고 있는 모습은 인상적이었다.

협동조합을 만들고 싶은 사람, 협동조합 안에서 활동에 지친 사람, 협동조합의 운영에 어려움을 느끼고 초심으로 돌아가 문제점을 찾고 싶은 사람, 협동조합의 미래에 희망을 갖고 싶은 사람이라면 이 책을 읽어보길 권한다. 그래서 협동조합인으로 살아갈 새로운 기운을 얻길 바란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