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협동운동, 우리 사회 공공선 실현에 앞장서야
임종한(인하대의대교수, 한국의료복지사회적협동조합연합회 회장)
우리사회에서 협동운동은 지역주민이 주체가 되어 지역주민들의 역량과 공동체 강화를 통해 먹거리, 의료복지, 교육, 돌봄, 주택 등의 영역에서 대안을 찾는 운동을 해왔다. 협동운동은 지역사회에의 기여를 협동조합의 7대 원칙의 하나로 정하는 등, 협동운동을 사회 전반의 공공성을 확대하는 운동으로 발전해나가고 있다. 한국사회의 양극화와 직접민주주의의 위기속에서 협동운동은 지역주민들의 참여를 통해 직접 민주주의를 진작시켜, 공동체와 민주주의 회복을 목표로 하고 있다. 협동조합기본 법 제정이후에 여러 협동조합들이 많이 만들어 지고 있는데, 이들 협동조합들은 기존의 협동운동의 성과를 이어받고, 우리사회를 한단계 업그래이드시키는 사회혁신운동으로의 잠재적인 가능성을 지니고 있다. 우리사회에 있어, 협동운동과 사회적경제가 꼭 자리를 잡아야 할 분야를 꼽는다면, 먹거리외에는 시급한 것이 금융, 의료복지 분야이다. 협동조합과 사회적경제가 발전할 수 있게 하려면 금융지원이 우선 시급한데, 협동운동이 공동으로 해결해야 할 중요한 과제이다. 금융분야외 협동운동과 사회적경제가 관심을 두어야 할 또 하나의 분야는 의료복지분야이다. 최근 기초연금 논쟁을 통해 복지에 대한 시민들의 관심이 집중되고 있지만, 정부도 시장도 제대로 대안을 내놓지 못하는 분야이다.
현재 한국의 의료기관을 둘러싼 상황을 요약하는 하나의 단어 – “무한경쟁”이다. 정부에 의한 병상 규제나 의료서비스 공급 규제 정책이 미미하고 공공병원 비중이 적어, 모든 의료기관은 무규제 상태에서 병상을 확충하고 의료서비스 양을 늘림으로써 의료서비스 공급 과잉의 양상을 보이고 있다. 의료기관간 경쟁이 격화되고, 그러한 경쟁의 양상은 의료서비스 특성상 질 향상, 가격 경쟁으로 나타나지 않고, 병상 확충, 고가의 기계 도입과 더불어 환자 1인당 의료비 증가, 병원 인건비 등 비용 절감, 병원의 부대사업 확장 등으로 나타나고 있는 현실이다. 그 결과 과잉의료와 과소의료가 동시에 심화되는 모순적 상황이 연출됨으로써 환자들의 경제적 부담이 커짐과 동시에 적절한 의료서비스를 받지 못하는 계층도 늘고 있고, 시민들의 건강을 책임을 진 1차의료기관의 경영난이 가중되고 있다. 1차 의료기관은 경영난을 이유로 비보험 진료등 수익을 올리는데 골몰하고 시민들의 건강은 뒤전으로 밀려가는 상황이다. 이러한 상황을 반전시키거나 최후의 보루 역할을 해야할 공공병원들 역시 ‘경영 압박’으로부터 자유롭지 못함으로써 민간병원을 닮아가는 모습을 보이거나, 지역사회 내에서 의미 있는 주체로서 기능하는 데 한계를 보이고 있다.
한국사회에서 사회양극화와 더불어 사회적 격차, 차별이 심화되어왔는데, 특별히 의료분야에서의 공공성 회복은 고령사회 대비 측면에서 뿐만이 아니라, 시민들의 건강증진, 삶의 질 향상에 반드시 필요하며, 시민들의 건강을 지키는 안전판 역할을 할 것이다.
이에 이러한 지향을 현실화하기 위해 의료생협 등 1차 의료기관 중심의 사회적 협동조합 설립, 공공병원 위탁 참여등을 통해 지역사회 내에서 이러한 비전을 현실화하기 위한 다양한 실험과 활동 등을 지속해 오고 있다. 이제 의료복지의 영역은 의료복지사회적협동조합만이 참여해야 할 일만이 아니고, 협동운동 전체에서 우리사회의 공공성을 높이기 위해 함께 수행해야 할 과제들이다. 이제 협동운동이 공공선을 실현하는 등 우리사회 혁신의 주체로 발돋음해야 하는 중요한 시기에 도달해 있다. 더 멀리보고 더 깊게 성찰하며, 협동운동의 새 미래를 만들어 가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