협동조합! 그 매력적이며 복잡한 이중성 사이에서 방황할 때 떠올리는 책

『21세기의 협동조합 레이들로보고서』 . A.F.레이들로 저. 염찬희 역. 알마. 2015.07.10.

김동희, 아이쿱협동조합연구소 이사

21세기의 협동조합 레이들로보고서를 읽으며 아이쿱의 미래를 상상하자!

협동조합! 그 매력적이며 복잡한 이중성 사이에서 방황할 때 떠올리는 책

아이쿱생협에서 활동하면서 2010년에 처음 읽게 된 레이들로 보고서 (2000년 한국협동조합연구소 출판부에서 제목: ‘서기 2000년의 협동조합 1980년 모스크바ICA 총회-A.F.레이들로보고서’로 발간)는 협동조합에 몸담고 활동하면서 생겨난 다양한 고민들

- 왜 많은 사람들은 (조합원들 조차)협동조합에 대해 잘 알지 못할까?
- 대규모 자본주의가 장악한 경제구조 속에서 협동조합방식으로 얼마나 많은 일들을 해결 할 가능성이 있을까?
- 협동조합이 사회적경제의 대안으로 각광 받고 발전하려면 어떻게 해야 할까?

에 대해 나만의 고민이 아닌 전세계 협동조합인들의 공통의 문제의식임을 일깨워 이것을 해쳐나가기 위한 지혜와 용기를 준 소중한 책이다.

저자인 레이들로 박사는 서문에서 1980년 당시 ICA회원 조합들에게 미래에 대한 연구.조사.계획과 관련된 정보와 문건을 보내달라고 계속 요청했음에도 불구하고 원했던 자료들을 많이 얻을 수 없었으며 이는 아마도 전 세계 협동조합시스템들은 현재의 문제를 해결하기에 바빠 미래를 자세히 연구하는 일은 시작조차 못했을 것이라고 밝히고 있다.

그러한 열악한 상황에서도 20년 후의 미래에 대해 각 종 지표를 통해 전망하고 있는 내용들이 35년이 지난 지금의 상황과도 거의 일치 하는 것을 보면 신기하고 놀랍기도 하고 한편으로는 두렵기도 하다.

현재의 상황을 통해 미래를 전망하고 방향을 잡는 것은 어느 조직에서나 중요한 일이겠지만 시대적 요구와 열망을 해결하기 위해 존재하는 협동조합에서는 전략적으로 미래를 위한 연구에 집중해야 한다는 것이 이 책을 통해 드는 생각이다.

또한 책에서는 협동조합이 가진 장점과 복잡성의 혼재에서 오는 본질적인 문제를 다루고 있는데 그 내용은 조합원의 관여,민주적 참여,교육,소통,이미지문제,비전문가와 전문가,직원과의 관계,연대,국가적 문제,제3세계에 대한 자세 등 매우 광범위하다 .한손에 잡히는 작은 책속에 이러한 광범위한 주제가 다루어 질 수 있는 것은 서문에서 밝혔듯이 레이들로 보고서를 만든 목적이 정확한 답을 주기보다 구체적 질문을 던짐으로서 토론을 활성화 하기위해 만들어 졌기 때문이다.

향후 협동조합의 성장과 생존의 대부분은 협동조합을 규정하는 특성을 얼마나 충실히 따르는 가에 달려 있을 것이라고 책에서는 이야기 하고 있다.

아이쿱 생협 또한 협동조합이 살아남기 척박한 한국사회에서 생협의 대중화를 위해 치열하게 고민하고 토론하면서 다양한 제도와 정책들을 만들어 내고 있다. 아이쿱생협이 점차 규모화 되고 성장하면서 조합원들을 어떻게 주인으로 만들것인가? 아이쿱의 정체성을 무엇으로 규정해야 대중들에게 인식시킬 수 있을까? 왜 혁신이 필요한가? 이러한 협동조합의 본질을 중심에 두고 현재를 직시하며 동시에 미래를 설계하는 일에 집중하고자 하는 노력들은 200년 전의 협동조합이 출발할 당시의 선구자들의 정신을 이어 지속가능한 사회를 만들기 위해 무엇이 필요한가를 고민한 1980년대 레이들로 보고서의 영향이 크다고 본다.

현장의 전망에 대해 저자는 이렇게 서술하고 있다.

“지금은 문명을 지탱하는 기둥이 흔들리는 시대다. 인류는 단순히 과거를 답습하며 나아가지 않고, 오히려 새로운 방향으로 힘차게 나아갈 수 있는 다른 길을 모색할 것이다. 지금과 같이 중대한 시기에, 다소 미쳐 돌아가는 세상에서 협동조합은 온전한 정신이 모이는 장소가 되도록 노력해야 한다.”

2000년에 발간된 책보다 현재에 맞는 용어들로 재편집되어 새롭게 이 책을 만나서 반갑고 한편으로 협동조합 안에서 끊임 없이 고민하고 참여하고 있는 ‘온전한 정신’을 지니고픈 모두에게 필독도서로 권하고 싶다.

협동조합인이라면 언제나 토론 되어야 할 주제들을 담고 있는 책이다.
보고서를 쓴 레이들로 박사의 협동조합인들이 현재 해결해야 할 현안에 급급한 나머지 중요한 문제들을 놓치고 있다고 말하고 있다.
끊임 없이 변화하는 사회속에서 정체성과 방향에 대해 끊임 없이 묻지않는다면 길을 잃게 된다고 저자는 말하고 있다.
근본적인 문제들에 대한 고찰이 없다면?