iCOOP협동조합연구소, 국제협동조합의 날 기념 제34차 포럼

Author
icooprekr
Date
2015-06-03 13:48
Views
2212
main973.jpg
국제협동조합의 날 주간을 맞아 지속가능한 협동조합을 위한 (재)iCOOP협동조합연구소 제34회 포럼이 7월 2일(화) 조계사 전통문화예술공연장에서 성황리에 개최됐다.

총 2부로 기획된 이번 포럼은 (재)iCOOP협동조합연구소(이하 연구소)의 김형미 소장과 일본 비영리 협동총합연구소의 이시즈카 히데오 주임연구원의 발제, iCOOP생협 활동가 및 협동조합 실무자와 연구자들의 토론 형식으로 진행됐다.
page17.jpg
포럼에 앞서 이정주 연구소 이사장은 "우리가 살고 있는 자본주의 사회 내에서 협동조합이 어떤 방향으로 나아가야할 지에 대한 답을 우리 모두 함께 이끌어내고, 또 협동조합으로서 우리의 정체성을 함께 고민하는 것이 중요하다"는 개회사로 포럼의 문을 열었다.

첫 순서로 김형미 소장이 '영국 코퍼라티브 그룹의 위기와 거버넌스 개혁'이라는 주제로 발제를 진행했다. 김형미 소장은 영국 코퍼라티브 그룹의 초기 성공과 경영 위기 과정, 이후 변화의 시기까지 언급하며 영국 생협의 전 역사를 되짚어 소개하고, 영국 코퍼라티브 그룹의 경영 위기 과정에서 고안된 마이너스 보고서와 이를 위해 제시된 개혁안을 상세히 설명했다. 특히 위기를 맞이한 원인과 대안으로 이사진 및 조합원의 권리를 확충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또한 조합원들의 참여와 그들의 창의적인 발상이 주는 중요함을 역설하며 이러한 위기를 딛고 오히려 더욱 발전하려는 모습에서 우리가 귀감을 얻을 수 있다는 말을 끝으로 발제를 마쳤다.

page210.jpg
이어 허선주 고양파주iCOOP생협 이사장은 영국 코퍼라티브 그룹의 개혁안이 잘 이행될 수 있을지에 대한 의문을 제기로 토론의 문을 열었다. 또한 허선주 이사장은 경제적, 멤버십, 서비스적인 측면으로 조합원의 가치를 설명하며 iCOOP생협이 조합원 참여 독려와 조합원이 주인 되는 시스템을 의무적으로 교육하는 것에 대한 자부심을 드러냈다. 끝으로 협동조합이 안주하지 않고 혁신해 나가야 하며 조합원가치를 위해 노력하는 것이 최우선과제라고 이야기 했다. 약정토론에 이어 곧바로 장중토론의 시간이 마련되고, 발제자와 참석자 간에 오가는 질의응답으로 한층 더 뜨거운 열기를 띄었다.
page38.jpg
포럼의 2부 순서로 일본의 비영리 협동총합연구소 이시즈카 히데오 주임연구원의 '몬드라곤, 파고르 가전의 실패와 협동조합의 미래'라는 주제의 발제가 있었다. 이시즈카 연구원은 지난 3월에 발간된 생협평론 14호에 같은 주제의 글을 싣기도 했다. 그는 협동조합으로서의 파고르 가전의 실패 요인을 설명하며 몬드라곤 파고르의 파산을 협동조합 전체로 확대하여 생각하는 것은 일반화의 오류일 수 있다는 의견을 나타냈다. 더욱이 파고르 도산은 조합원의 위기가 아닌 자금 문제가 직접적 요인으로 작용했으며, 파고르의 파산이 곧 협동조합 전체의 도산을 의미하지는 않는다고 일축했다.

이시즈카 연구원의 발제가 끝나고 뒤이어 신성식 iCOOP생협 생산법인경영대표와 강민수 쿱비즈협동조합 대표, 송인창 해피브릿지 이사장이 토론자로 참여하여 '파고르 가전의 파산을 어떻게 볼 것인가'에 대해 논의하는 패널토론이 진행되었다.

첫 번째 토론자인 신성식 대표는 몬드라곤 파고르 가전의 파산에 대해 협동조합원칙과는 무관하게 내부의 지배구조와 경영 시스템이 관료화된 문제를 크게 꼽았다. 두 번째 토론자인 강민수 대표는 파고르의 파산이 사람들에게 미치는 충격이 크기 때문에 계속적으로 이야기가 되고 있으나 파고르의 파산은 협동조합의 파산이 아니기 때문에 크게 동요할 필요가 없다는 뜻을 전하면서도, 이에 우리가 어떤 교훈을 얻을 수 있을지 생각해봐야 한다고 강조했다. 마지막 토론자인 송인창 이사장은 파고르의 파산에 대해 세 가지 관점으로 나누어 이를 이데올로기적 접근법, 협동조합 자체로서의 접근법, 그리고 직접적 원인으로 이야기되는 경영적 접근법이 있을 것이라고 설명했다. 또한 송인창 이사장은 파고르의 경험에서 긍정적 부분보다 한계에만 접근하려고 하는지 의문을 제기하며 협동조합을 바라보는 우리의 시각이 기존의 프레임에서 벗어나지 못하고 있다는 점을 꼬집었다. 또한 협동조합을 무소불위의 완벽한 것으로 보는 것도 잘못된 시각이지만, 협동조합이 검증되어야 한다는 접근법도 올바른 것은 아니라는 점을 명확히 전달했다. 그는 협동조합 비즈니스 모델의 구조적 약점의 존재를 인식해야 한다며 협동조합 간의 협동에 대한 문제에 대해서도 생각해봐야 한다고 강조했다.

이에 이시즈카 히데오 주임연구원이 각 패널들이 앞서 제기한 문제와 주장을 언급하며 토론을 이어갔다. 특히 이시즈카 주임연구원은 아주 높은 수준의 토론이라며 이번 포럼의 토론에 놀라움을 감추지 못했다. 또한 그는 몬드라곤 파고르 가전의 도산에 대해 이미 벌어진 결과만을 놓고서 판단하는 것보다 당시에 그들이 문제에 대해 어떻게 파악하고 대처했는지가 중요하다고 언급하며 토론을 마쳤다.

_SAM8150.JPG
이후 이어진 장중 토론시간에는 발제자 및 각 패널과 참석자들의 활발한 질의응답으로 열띤 토론과 배움의 장이 연출됐다. 이 날은 특별히 한국협동조합연구소의 정재돈 이사장의 폐회사로 포럼을 마무리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