계간 『생협평론』 2016년 가을호 “협동조합과 프랜차이즈”가 발간되었습니다.

Author
icooprekr
Date
2016-09-21 09:5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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프랜차이즈란 규모나 경험 면에서 열위에 있는 소사업자들이 가맹본부의 도움을 받아 사업역량을 높이고 대자본에 맞서 안정적 경영을 영위할 수 있도록 해주는 사업유형이다. 요컨대 프랜차이즈란 사업적 성공의 경험은 있지만 이를 대규모로 확대하지는 못한 가맹본부와 사업역량은 떨어지지만 전국 곳곳에 존재하는 다수의 가맹점들이 일종의 공동운명체가 되어 전국적인 네트워크 속에서 사업을 공동으로 운영하고 그 성공의 열매를 함께 나누는 대표적인 상생모델이라고 할 수 있다. 그럼에도 프랜차이즈는 언제부턴가 가맹본부가 가맹점을 일방적으로 이용만 하는 불공정한 경제의 상징이 되어 버렸다.

 

그렇다면 이러한 상생모델이 강자가 약자를 착취하는 ‘갑을관계’로 변질한 이유는 무엇일까? 우리나라 프랜차이즈의 실제 작동과정에서 어느 부분에 특히 문제가 있었던 것일까? 1주1표가 아니라 1인1표의 원칙을 표방하는 협동조합이 프랜차이즈를 운영하면 달라질까? 프랜차이즈에 협동조합과 같은 사회적경제가 결합하면 ‘을’의 눈물을 닦아줄 수 있는 유효한 해법이 될 수 있는 것일까? 사회적경제 선진국들에서 협동조합 방식의 프랜차이즈가 소기의 성과를 거둔 사례는 없을까? 우리의 경우 사회적경제 영역에서의 프랜차이즈들은 어느 수준까지 진전된 것일까? 해피브릿지나 동네빵네협동조합의 사례는 성공이라고 볼 수 있는가? 국내외의 성공사례들을 우리 사회 전반에 확산시킬 수 있는 방법은 무엇일까? 좋은 일자리를 제공하고 일상의 경제민주화를 실현하는 데 앞장서며 경제적, 사회적 약자와 진정으로 함께 하는 프랜차이즈는 어떻게 가능할까? 프랜차이즈 시스템이 제대로 작동하기 위한 구체적 조건들은 무엇이며, 선한 목적을 제대로 실현하기 위해 갖춰야 할 구체적인 역량은 무엇일까? 이러한 문제의식을 바탕으로 ‘협동조합과 프랜차이즈’라는 논의를 <생협평론>에 담아보았다.

 

프랜차이즈의 개념과 작동방식, 한국의 프랜차이즈와 선진국 프랜차이즈의 차이, 주식회사형 협동조합과 협동조합형 프랜차이즈의 차이에 대한 이론적 검토는 한신대 사회혁신경영대학원의 장종익 교수가 맡아주었다. 이 글에는 소상인협동조합이 프랜차이즈의 장점을 발전적으로 수용함으로써 자영업의 혁신을 이끌어낼 방안도 담겨있다. 전북대 사회과학연구소의 김정원 교수는 네트워크의 형성을 통해 사회적경제 조직체들의 규모화와 영향력을 확대시킬 대안으로 주목받고 있는 ‘소셜 프랜차이징’을 검토해 주었다. 독자들은 이 글을 통해 소셜 프랜차이징의 개념, 핵심 요소, 성공 요인 등에 관한 이론적 동향들을 한 눈에 확인할 수 있을 것이다. 김현대 한겨레신문사 출판국장은 협동조합 방식으로 프랜차이즈를 성공시킨 해외의 대표적인 사례들을 소개해 주었다. 독자들은 던킨도너츠나 버거킹과 같은 거대 프랜차이즈가 협동조합과 어떠한 ‘상생’관계를 가지게 되었는지를 관찰할 수 있게 될 것이며, 협동조합형 프랜차이즈가 혁신적 아이디어가 결합될 경우 전체 소매시장을 끌어가는 대규모 사업체로 발전하기도 한다는 점을 확인할 수 있을 것이다.

 

우리나라에서 협동조합과 프랜차이즈는 사업 환경이 열악한 소상공인들에게 유력한 대안으로 인식되고 있지만 그 성과는 아직까지 미미한 실정이다. 국내의 사업자협동조합과 프랜차이즈, 소상공인 지원정책 현황은 남윤형 중소기업연구원 연구위원의 글을 통해 소상히 알 수 있다. 그동안의 지원정책이 앞으로 협동조합형 프랜차이즈의 활성화에 실제로 도움이 될 수 있는 방향으로 보완·개선될 수 있기를 기대해본다. 우리나라에서 프랜차이즈를 모범적으로 운영해온 사업체로는 외식업종의 해피브릿지가 있다. ‘국수나무’로 잘 알려진 이 회사는 창업주들이 기득권을 과감히 버리고 협동조합으로 전환해 주목을 받았던 대표적인 노동자협동조합이기도 하다. 해피브릿지의 윤천 외식창업센터장은 외식업 및 프랜차이즈와 관련해 해피브릿지가 그동안 해왔던 다양한 경험과 시도들을 흥미롭게 소개하고, 여기에 더해 해피브릿지가 꿈꾸는 소셜프랜차이즈의 청사진도 설득력 있게 보여주고 있다. 이 다섯 편의 글에 더해 협동조합과 프랜차이즈의 만남이라는 주제로 사업현장 및 정책현장에서 분투 중인 전문가들의 좌담도 마련해 보았다.

<돌발논문>에서는 협동조합의 안정적 운영 및 발전과 관련해 사업자금 조달의 문제를 해결할 대안의 하나로서 세계적으로 주목받고 있는 협동조합 연대기금의 가능성을 성공회대 대학원 협동조합경영학과 박사과정의 서진선 선생이 검토했다. 그리고 이번 호에서는 두 가지 이슈를 다루었다. 김기태 한국협동조합연구소 소장은 현재 수립 중인 제2차 협동조합 기본계획과 관련하여 협동조합 기본계획의 중요성, 제2차 기본계획의 바람직한 방향, 이 계획 속에 꼭 반영되어야 할 정책 과제를 제시하고 있다. 이호중 지역재단 농협연구교육센터장은 향후 농협 개혁의 방향과 관련해 특권적 지위와 독점체제를 해소하고 공정경쟁 체제를 도입할 것을 제안하고 있다.

 

기획연재 중인 ‘협동조합을 가다’에서는 ‘전자책 출판 협동조합’으로 출발해 ‘지식나눔 협동조합’으로 진화 중인 롤링다이스를 다녀왔다. 또 다른 기획연재물인 ‘사회적경제 관련 사업 길라잡이’에서는 협동조합의 사업자금 문제를 그 필요 및 조달이라는 측면에서 다루고 있다. 『호세 마리아 신부의 생각』의 의의를 개인적 체험과 연결하여 부각시켜준 송경용 신부의 ‘서평’, 프랑스와 영국 그리고 독일 협동조합들의 활동을 다룬 ‘협동조합 소식’, 골목상권을 지키는 협동조합형 프랜차이즈를 한 칸으로 그려낸 ‘만평’에도 관심을 기울여주셨으면 좋겠다.

생협평론 소개

 

2010년 창간한 <생협평론>은 협동조합을 둘러싼 다양한 사회, 경제, 문화적 이슈를 담아 전달하는 계간지로 협동조합에 대한 담론을 사회적으로 활성화시키기 위해 노력하고 있습니다.

 

『생협평론』은 협동과 나눔 그리고 평화에 대해 iCOOP생협이 가지고 있는 생각을 세상과 나누고 말 거는 통로입니다. 또한 협동조합에 대한 담론을 사회적으로 활성화시키는 역할을 떠맡겠다는 자청이기도 합니다. 그 세상은 조합원인 나와 나의 이웃이 함께 사는 세상입니다. 때로는 도발적으로, 때로는 잔잔하게 iCOOP생협이 가지고 있는 생각들을 세상에 던질 것입니다. 이러한 생각에 무성한 응답들이 있기를 기대합니다.

___생협평론 창간호 길잡이에서

 

 

차례

 

길잡이

과 함께하는 협동조합 프랜차이즈를 꿈꾸며008

 

협동조합과 프랜차이즈

협동조합은 왜 프랜차이즈에 주목하는가?____장종익(한신대 사회혁신경영대학원 주임교수) 016

소셜 프랜차이징의 개념과 특성에 대한 이해___김정원(전북대 사회과학연구소 학술연구교수) 029

협동조합프랜차이즈 현황과 소상공인 지원정책___남윤형(중소기업연구원 연구위원) 046

버거킹, 던킨도너츠에서 레베(REWE), 코나드(CONAD)까지___김현대(한겨레 출판국장) 061

해피브릿지가 바라본 사회적경제 영역과 프랜차이즈___윤천(해피브릿지 외식창업센터장) 073

 

좌담

협동조합, 프랜차이즈를 만나다 089

 

이슈

2차 협동조합 기본계획에 바란다___김기태(한국협동조합연구소 소장)108

농협의 특권적 지위와 독점체제를 해소하고 공정 경쟁체제를 도입하라___이호중(지역재단 농협연구교육센터장) 118

 

돌발논문

그들은 왜 협동조합기금을 만들었나___서진선(성공회대 대학원 협동조합경영학과 박사과정) 130

 

아이쿱 만평

골목상권, 협동조합으로 지키자!___박해성(만화가) 140

 

기획연재 - 협동조합을 가다⑭

롤링다이스협동조합: 데굴데굴 함께 굴리는 저 주사위처럼___김은남(시사IN 기자) 141

 

기획연재 - 사회적경제 관련 사업 길라잡이④

협동조합 사업자금, 얼마나 필요하고 어떻게 조달할까?___김현하(iCOOP협동조합지원센터 대외협력파트 파트장) 153

 

서평

호세 마리아 신부의 생각을 생각하다

호세 마리아 아리스멘디아리에타, 『호세 마리아 신부의 생각』___송경용(성공회 걷는교회 사제/서울사회적경제네트워크 이사장) 163

 

협동조합 소식

협동조합의 새로운 시도!___이주희(iCOOP협동조합지원센터 국제파트) 168

 

 

책 속으로

 

프랑스에서는 전체 소매점포의 30%를 상업협동조합이 차지할 정도로 프랜차이즈형 협동조합이 발전하고 있는데, 이러한 프랑스 상업협동조합이 강조하는 것은 조합원들 간의 교류 및 상호부조이다. 즉, 조합원들이 점포에 대한 각자의 경영 능력과 모범 사례를 공유하고 어려운 조합원 점포의 개선을 위해 가장 우수한 조합원이 무보수로 도와주는 수평적 협동을 통해 가치를 창출한다는 점을 강조한다. _23쪽

 

협동조합형 프랜차이즈 모델은 두 가지 종류의 주체, 즉 조합원 리더와 네트워크(프랜차이즈) 개발자의 결합에 의해 성공할 가능성이 높다. 그러므로 무엇보다도 비즈니스 측면에 능력 있는 소상공인 중에서 협동의 가치에 열정적인 리더를 발굴하는 일이 중요할 것이다. _27쪽

 

사회적경제의 각급 조직들은 시장경제의 대안을 추구한다고 하지만 실상은 시장경제와 분리되어 있는 것이 아니라 시장경제와 접촉하고 교류하며 경쟁한다. 따라서 경제적인 측면에서의 지속가능성은 사회적경제 조직들을 아우르는 중요한 과제일 수밖에 없으며 지속 가능할 수 있는 수준의 성장 또한 중요한 과제이다. 소셜 프랜차이징은 바로 이에 대한 해법이다. _35쪽

 

역사적으로 발전이나 성장은 항상 복제와 함께 이루어져왔다. 복제는 베끼는 것과는 다르다. 아이디어와 접근 방법을 전파하는 것이다. 성공적인 사례들은 항상 전파되었으며, 그것을 바탕으로 더 큰 성공을 낳곤 했다. 이것을 굳이 영리 영역으로만 국한할 필요는 없다. 한국의 대표적인 비영리 조직인 YMCA를 보면 그 시스템이 프랜차이즈와 매우 유사하다. iCOOP이나 한살림도 수평적인 전국 네트워크를 구축해 미션을 공유하고 사업과 조직 운영을 표준화해가면서 성공적인 규모의 경제를 구축하고 있다. _44쪽

 

이렇듯 정부에서는 소상공인의 조직화 · 협업화에 대한 중요성을 인식하고 일찍이 소상공인협동조합 및 프랜차이즈화에 대한 지원을 추진했다. 협동조합기본법이 시행되고 지금까지 1,400여 개의 소상공인협동조합에만 지원했음에도 불구하고 7천여 개의 사업자협동조합이 설립되었다는 점을 볼 때 소상공인들 또한 조직화 · 협업화를 통한 경쟁력 강화가 가능하다고 인식하고 있는 듯하다. _57쪽

 

조직 활동에 익숙하지 않기 때문에 수직적 관리 방식보다는 수평적 방식을 선호하는 소상공인들에게 협동조합의 장점과 프랜차이즈의 장점이 유효하게 접목되어 작동될 수만 있다면, 협동조합이 설립 후 단기간 내 시장에 안착하는 데 크게 기여하고 장기적으로 협동조합이 성장할 수 있는 초석이 될 것으로 기대된다. _60쪽

 

던킨도너츠의 협동조합 실험은 2012년 5개로 나뉘어 있던 구매 관련 관계사들을 NDCP(National DCP), LLC라는 전국 단일의 거대 협동조합으로 통합하면서 새로운 전기를 맞았다. 미국 전역의 8,900여 가맹점에 식재료와 음료, 포장재, 각종 비품뿐 아니라 전산기술과 의료보험까지 제공하는 20억 달러 규모의 거대한 구매협동조합 기업을 탄생시켰다. _62쪽

 

프랜차이즈 시스템은 소상공인들이 종적 · 횡적 결합을 통해 규모의 경제, 규모의 브랜드 파워를 창출하여 대자본에 대항할 수 있는 검증된 시스템이다. 어찌 보면 협동조합 시스템과도 상당 부분 유사점을 가지고 있다. 물론, 프랜차이즈는 계약으로 이루어져 있고, 협동조합은 결사로 이루어져 있다는 결정적인 차이가 있다. _76쪽

 

최근 국내에서 마을, 골목 카페 13곳과 쿱비즈, 이피쿱 협동조합 등이 함께 모여 ‘소셜카페 협동조합’을 설립했다. 소셜카페 협동조합은 각 매장의 자율성과 독립성은 존중하고, 공동 브랜드와 공동구매를 통해 골목 카페의 규모화를 이뤄 매장의 경쟁력과 효율성을 증진시키는 것에 1차적인 목표를 두고 있다. 협동조합으로 경쟁력과 운영의 효율성을 확보한 골목 카페 조합원들이 마을과의 관계 형성이라는 본연의 역할에 집중하게 만드는 것이 소셜카페 협동조합의 최종 목표이다. _87쪽

2차 계획의 주도적인 주체는 현장에서 노력하는 민간 협동조합 진영이 되어야 한다. 이들의 자율적인 노력을 정부와 지방자치단체가 최대한 지원하는 방법을 종합적으로 정리하여 제시한 것이 2차 계획이 되어야 민관의 수평적 파트너십을 바탕으로 한 좋은 거버넌스 체계가 구축되고 발전할 것이다. _117쪽

 

왜 협동조합 기금을 만들었는가? 앞에서 다룬 협동조합 기금의 목적은 확인했듯이 신규 협동조합의 설립, 주식회사의 협동조합으로의 전환, 협동조합의 확장 등을 지원하는 것이다. 기금의 주체에 따라 전체 협동조합 대상의 기금은 물론 노동자협동조합에 특화된 기금도 있다. 이는 노동자협동조합이 겪는 자금 조달의 어려움을 기금을 통해서 해결하는 것으로 보인다. _137쪽

 

계획에 필요한 사업자금은 출자금으로 충당해야 하며 그럼에도 부족한 초기 자산투자비나 운전자금은 다양한 지원제도로 찾아볼 수 있습니다. 하지만 그 지원제도의 대부분이 금융대출인 점을 고려할 때 초기 단계에서는 아끼고 아끼는 절약도 고려야 할 중요한 자본 조달 방법입니다. _162쪽

 

『호세 마리아 신부의 생각』은 잠언집이기도 하고 협동조합 활동가들을 위한 지침서이기도 하다. 몬드라곤이라는 구체적인 실천과 현장에서 우러나온 ‘생각’들이기 때문에 조금은 낮선 이야기들도 있지만 사람살이, 협동조합 운동의 기본 원리나 생리, 목표가 변하지 않는 한 이 책은 협동조합 운동을 해나가는 사람들에게 인생을, 협동조합 운동을 넓고 깊게 성찰하게 하는, 목마를 때 찾게 되는 샘물이 될 수 있을 것이라 믿는다. _166쪽

 

 

 

 

 

계간 생협평론 2016 가을호(재)아이쿱협동조합연구소 펴냄

출간일 2016년 9월 20일 | 216쪽 | 5,000원 | ISSN 2093-9876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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