계간 『생협평론』 2017년 봄호 “불안의 시대, 협동조합은 좋은 일자리를 창출하는가?”가 발간됩니다.

Author
icooprekr
Date
2017-03-20 13:43
Views
3242

 

  계간 생협평론

‘불안의 시대

협동조합은

좋은 일자리를

창출하는가?’

(2017 봄)

 

협동조합을 다루는 전문잡지로

협동조합에 대한 건강한 담론을 만들어갑니다.

 

 

(재)아이쿱협동조합연구소 펴냄

231쪽 | 5,000원 |150*240 |

ISSN 2093-9876

                                                 

‘불안의 시대’를 넘어 ‘좋은 일자리’와 ‘좋은 삶’을 향하여

 

급변하는 사회 변화의 흐름 속에서 지속가능한 삶의 대안 모델로 이야기되는 협동조합은

삶과 일의 든든한 버팀목, 터전이 될 수 있을 것인가? 

                                                

 

 

 

우리 시대를 관통하는 키워드는 ‘불안’이다. 인공지능의 출현과 생명공학의 발전으로 유사 이래 최고 수준의 물질적 풍요와 수명 연장이 가능해졌지만, 우리를 포함한 대다수 인류의 몸과 마음은 편치 않다. 생산 현장에서 로봇이 인간을 대체하고, 삶의 터전으로서의 일자리도 대부분 사라질 것이며 소득 또한 크게 줄어들 것이라는 불안이 크다. 설령 ‘기본소득’ 등의 도움을 받아 줄어든 근로소득을 보전 받더라도, 인간은 불필요한 ‘잉여’로 전락할 수밖에 없으리라는 우울한 예언 역시 우리의 불안을 부채질한다. 이러한 문제의식 위에 이번 호에서는 “불안의 시대, 협동조합은 좋은 일자리를 창출하는가”라는 제목과 함께 그동안『생협평론』에서 보기 어려웠던 주제들도 함께 <특집>으로 포함해보았다.

이번 특집은 한겨레신문사의 사람과디지털연구소 구본권 소장의 글로 시작한다. 인공지능과 로봇이 생산의 대부분을 담당하는 사회가 멀지 않게 된 현실에서 기계에 대체되지 않고 사람이 담당할 수 있는 새로운 영역을 어떻게 찾아내야 할지, 늘어난 여가시간을 어떻게 의미있게 보내야 할지, 새로운 사회에 부합하는 일자리 정책과 사회적 안전망 정책은 어떠해야 하며, 기술 및 경제 환경의 변화에 대한 우리 모두의 적응력을 키우기 위해 어떻게 준비하고 노력해야 할지 등을 성찰해보는 소중한 기회를 제공한다. 이어 최동석인사조직연구소의 최동석 소장은 인공지능 시대를 맞이하는 일차적 과제가 새로운 사회협약이라면, 그 협약의 출발점 중 하나는 기업 경영의 목적은 물론 경영 전략에 있어서도 인간을 중심에 두는 것에서 찾아야 한다며 인간 존중 기업문화의 가능성을 다각도로 보여준다.

 

협동조합과 좋은 일자리의 문제는 두 편의 글을 통해 다루었다. 충남연구원 사회적경제연구센터의 이홍택 전임연구원은 오늘날 우리의 협동조합이 인간 중심의 좋은 일자리를 실제로 제공하고 있는지를 충청남도의 상황을 중심으로 검토한다. 협동조합 롤링다이스 제현주 조합원은 변화하는 경제환경 속에서 협동조합이 일의 새로운 선택지를 어떻게 제공할 수 있을지를 자신의 경험을 바탕으로 설득력 있게 보여준다. 조합원 개개인의 ‘자기결정권’을 명시화하는 협동조합이야말로 ‘나’ 중심의 일을 설계하고 운용해나가면서도 ‘함께’ 일할 수 있는 가장 훌륭한 조직 형태일 수 있다는 사실을 살펴볼 수 있다.

 

이 네 편의 글에 더해 “협동조합은 좋은 일자리에 대한 필요와 열망을 어떻게 채워줄 수 있을까?”라는 주제로 <좌담회>를 진행했다. 오늘날 ‘일’은 어떤 가치와 의미를 가지고 있는지, 청년 세대의 경우 일에 대한 관점이 어떻게 변화하고 있는지, 협동조합에서 노동은 어떤 의미를 지니고 어떤 위상을 띠고 있는지, 대규모 협동조합에서의 아웃소싱을 어떻게 봐야 할지, 협동조합의 고용창출 능력을 높이기 위해 어떤 제도적 개선이 필요할지, 협동조합-정부-민간기업 사이의 새로운 협력 모델이 어떻게 가능할지 등의 질문들을 놓고 심층적이고 입체적인 토론을 담아보았다.

 

이번 호의 <이슈>는 제2차 협동조합기본계획 문제를 다루었다. 김기태 한국협동조합연구소 소장은 제2차 기본계획이 어떤 과정을 거쳐 수립되었는지, 이 기본계획을 협동조합 당사자들이 어떻게 활용할지를 짚어본다. 한편, 제2차 기본계획은 그동안 민간에서 요구했던 이종 간 협동조합연합회를 허용하기로 결정했다. 이미연 서울지역협동조합협의회 사무총장은 협동조합기본법 제정 이후 생협과 여타 협동조합 사이의 협력이 어떻게 이루어져왔는가를 살펴보고, 제2차 기본계획 중 특히 생협에 직접적인 영향을 미칠 정책들이 어떤 것인지를 알아보았다.

 

이번 호에서는 “협동조합 원칙 다시보기” 코너를 <기획 특집>으로 신설했다. ‘협동조합 원칙’이란 자조·자기 책임·민주주의·평등·공정·연대와 같은 협동조합의 가치를 구체적인 실천으로 옮기는 데 도움을 줄 안내 지침이다. 이들 원칙은 협동조합에 관심을 가진 모든 이에게 친숙하지만, 현장에서 그 의미가 충분히 음미되고 활용되는 실천적 지식으로까지 다가가지는 못한 듯 싶다. 아이쿱협동조합연구소의 김형미 소장은 협동조합의 7대 원칙이 어떠한 문제의식과 시대적 과제를 띠고 전개되어왔는지, 전체의 기본 구조와 개별 원칙들 사이의 상호 관계를 어떻게 봐야 할지, 각 원칙들에 현재적 의미를 어떻게 부여할 것인지 등에 대한 깊이 있는 논의를 전개한다.

 

기획연재 중인 <협동조합을 가다>에서는 서울시에 의해 사회적경제우수 기업의 하나로 선정되기도 한 번역협동조합을 다루었다. 또 다른 기획연재물인 <사회적경제 관련 사업 길라잡이>에서는 사회적경제 사업체들의 가장 큰 애로 요인인 ‘판로 문제’를 짚어보았다. 뉴질랜드 협동조합 경제를 소개하고 로봇의 시대에 일자리 문제를 해결하기 위해 싱가포르 등에서 정부와 협동조합이 어떻게 나서고 있는가를 소개한 <해외 소식>, 제4차 산업혁명이 가져올 미래를 상상한 <만평>에도 관심을 부탁드린다.

 

생협평론 소개

 

2010년 창간한 <생협평론>은 협동조합을 둘러싼 다양한 사회, 경제, 문화적 이슈를 담아 전달하는 계간지로 협동조합에 대한 담론을 사회적으로 활성화시키기 위해 노력하고 있습니다.

 

『생협평론』은 협동과 나눔 그리고 평화에 대해 iCOOP생협이 가지고 있는 생각을 세상과 나누고 말 거는 통로입니다. 또한 협동조합에 대한 담론을 사회적으로 활성화시키는 역할을 떠맡겠다는 자청이기도 합니다. 그 세상은 조합원인 나와 나의 이웃이 함께 사는 세상입니다.때로는 도발적으로, 때로는 잔잔하게 iCOOP생협이 가지고 있는 생각들을 세상에 던질 것입니다. 이러한 생각에 무성한 응답들이 있기를 기대합니다.

___생협평론 창간호 길잡이에서

 

 

▶ 차례

 

길잡이

‘불안의 시대’를 넘어 ‘좋은 일자리’와 ‘좋은 삶’을 향하여 006

 

불안의 시대, 협동조합은 좋은 일자리를 창출하는가?

인공지능과 새로운 산업혁명 시대, 인간의 길____구본권(사람과디지털연구소 소장) 014

인간 존중의 조직 문화는 가능한가?___최동석(최동석인사조직연구소 소장) 029

협동조합의 고용 실태와 과제: 충남지역을 중심으로___이홍택(충남연구원 사회적경제연구센터 전임연구원) 048

‘재미’있는 일하기, 협동조합에서는 가능한가요?___제현주(협동조합 롤링다이스 조합원) 065

 

좌담

협동조합은 좋은 일자리에 대한 필요와 열망을 어떻게 채워줄 수 있을까? 079

 

이슈

제2차 협동조합기본계획, 사용법과 주의사항___김기태(한국협동조합연구소 소장) 105

제2차 협동조합기본계획, 그동안의 생협 활동과 이후 전망___이미연(서울지역협동조합협의회 사무총장) 116

 

기획특집- 협동조합 원칙 다시 보기 ①

『ICA 협동조합 원칙 지침서』소개___김형미(아이쿱협동조합연구소 소장) 127

 

아이쿱 만평

이것이 제4차 산업혁명이다___박해성(만화가) 143

 

기획연재 - 협동조합을 가다⑯

인공지능 시대, 통·번역사가 사는 법___김은남(시사IN 기자) 144

 

기획연재 - 사회적경제 관련 사업 길라잡이⑥

사회적경제, 어디에 팔 수 있을까?___김현하(iCOOP협동조합지원센터 대외부문 부문장) 159

 

서평

한국 사회연대경제의 역사적 경험을 성찰하다

김신양 외, 『한국 사회적경제의 역사』___김창진(성공회대 사회과학부/사회적경제대학원 교수) 172

‘모든 이를 위한’ 지역 빵집의 성공 비결

김태훈, 『우리가 사랑한 빵집 성심당』___이상미(아이쿱 시민기자) 177

 

협동조합 소식

더 나은 미래를 위한 협동조합의 도전___이주희(iCOOP협동조합지원센터 국제파트) 181

 

 

책 속으로

 

현재 예상되는 미래는 전에 없는 격차 사회다. 미래는 데이터와 알고리즘이 강력한 힘이자 자원인데 이는 산업사회와 정보사회에서 작동하던 시간과 공간의 장벽에 거의 구애받지 않고 작동한다는 속성을 지닌다. (중략) 디지털과 온라인 환경을 기반으로 하는 지능정보사회는 정보사회에서 초기적이고 제한적이던 초연결성과 실시간성을 극대화하고 사람의 개입이 최소화하는 기계 지능의 시대다. 지능정보사회에서는 국방이나 금융 등 폐쇄적 네트워크인 인트라넷 일부를 제외하고는 모든 정보와 사물이 인터넷에 연결되고 실시간으로 영향을 주고받는 환경이 된다. _17쪽

 

노동시간의 단축도 불가피해 여가가 양적으로 늘어나면서 일과 여가의 관계도 전복된다. 일이 중심이 되는 삶에 익숙해 있던 생활방식이 여가가 주를 이루는 새로운 생활방식으로 구조적 변화를 겪게 된다. (중략) 노동을 하고 남는 시간이 여가가 아니라 여가가 삶의 중심이자 목표가 되는 생활방식이 보편화할 가능성에 따라서 여가를 의미 있게 보내는 방식에 대한 학습과 제도적 뒷받침이 요구된다. _23쪽

 

협동조합이 창출하고 있는 일자리를 좋은 일자리라고 말하기에는 아직까지 부족한 점이 많다. 좋은 일자리를 판단하는 지표인 경제적 보상, 사회적 위세, 직무만족도 모두 취약한 상황이기 때문이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좋은 일자리로서 협동조합이 갖는 가능성은 매우 크다. 경제적 보상과 사회적 위세는 기업 경영이 안정화되면 충분히 충족될 수 있는 지표지만, 직무만족도는 기업의 문화와 추구하는 가치에 따라 개선하기 매우 어려운 부분이다. 협동조합이 본연의 원리와 가치를 추구한다면 이 부문을 오히려 수월하게 만들어갈 수 있다. _62쪽

 

조합원의 복잡한 욕구에 따라 복잡하게 운영될 수 있는 협동조합은, 적어도 이론적으로는 조합원의 변화하는 욕구들을 완벽하게는 아닐지언정 어느 정도까지는 반영해 함께 변화할 여지가 있다. 그런 의미에서 협동조합은 노동에서 부딪히는 딜레마를 완화해줄 수 있는 조직 형태다. _70쪽

 

다른 조직 형태와는 달리 조합원 개개인의 ‘자기결정권’을 명시화하고 있는 협동조합이야말로, 한계는 있을지언정 ‘나’ 중심의 일을 설계하고 운용하면서도 ‘함께’ 일할 수 있는 가장 훌륭한 조직 형태일 수 있다. 다만, 개별의 협동조합은 언제나 사회적 조건으로 한계 지워질 수밖에 없을 뿐이다. 최소한의 경제적 안정성이 모든 시민에게 보장되는 사회, 하루에 8시간 이상은(가능하다면 더 적게) 밥벌이 노동에 붙들리지 않는 사회를 간절히 꿈꾸는 이유다. 그런 사회 안에서 각자의 일하는 사람들은 다양한 욕구를 다양한 일들에 투영하면서, 따로 또는 함께, 때로 여러 협동조합에 동시에 속해 일하며 살아갈 수도 있지 않을까. _78쪽

 

제2차 계획은 정부 주도의 계획이지만 어떻게 활용하느냐에 따라 민간 협동조합 진영의 성장과 발전에 기여하는 바가 클 수 있다. 61개의 실행 과제를 잘 분석해보면 민간이 추구하는 협동조합 전략과 많은 부분 일치하는 과제가 있을 것이다. 협동조합들은 민간이 이런 과제의 구체적 설계에 참여할 수 있도록 선제적으로 고민하고 의견을 제시한다면 한 단계 성장하는 계기로 삼을 수 있다. _115쪽

 

기본법 시대가 열리면서 협동조합 상호 간 긴밀한 연계와 성장을 위한 플랫폼이 중요해졌다. 또한 협동조합 생태계 형성이 협동조합 진영의 명제가 되었다. 생협은 그동안 협동조합의 사업성과 운동성을 조화롭게 실천하며 조합원의 힘으로 지속 발전해왔고 사회적 신뢰와 지지를 받아왔다. 이러한 경험과 역사를 바탕으로 2012년부터 생협은 신생 협동조합 설립 및 운영 지원, 소비와 생산이 연대하는 상호 거래, 먹거리 외 보육·돌봄사업 등 지역사회의 필요에 부응하는 사업으로 꾸준히 활동 영역을 확대해왔다. _118쪽

 

협동조합의 원칙이 중요한 이유는 원칙을 충실히 따랐을 때 협동조합의 가치를 실현할 수 있기 때문이다. 이러한 가치 실현은 협동조합 원칙의 존재 이유가 된다. 마치 산 정상으로 인도하는 등산로와 같은 역할이다. 정상으로 가는 길이 하나가 아니듯 협동조합 원칙도 협동조합 부문에 따라, 또는 위대했던 선구자들의 실천지식에 따라 다양하며 지금도 창안되고 있다. _129쪽

 

협동조합 원칙은 제1원칙부터 제7원칙까지 정렬되어 있으며 서로 영향을 주고받는다. 정체성 선언의 초안을 작성했던 고 이안 맥퍼슨(1939~2013) 교수는 “협동조합의 중심을 이루는 원칙들은 따로 독립되어 있는 게 아니라 미묘하게 관련되어 있어 그 중 하나가 무시된다면 다른 모든 것이 무너지는 것입니다. 어느 하나의 원칙만을 가지고 협동조합을 판단하는 게 아니라 원칙 전체를 통합적으로 잘 준수하고 있는지를 가지고 평가해야 합니다”라고 했다. _134쪽

 

개방과 연대가 번역협동조합을 더 탄탄해지게 하고 있는 셈이다. 그런 의미에서 “번역협동조합은 조합원들에게 어떤 가능성이나 미래를 열어줄 능력이 없다”고 최재직 사무국장은 역설적으로 말한다. 조합의 미래는 조합원 스스로 열어가야 하고, 또 그럴 수 있다는 것을 지난 4년간 체득했기 때문이다. _158쪽

 

사회적기업과 사회적협동조합은 사회적 가치를 창출하면서 수익을 창출해야 하는, 일면 양립하기 어려운 가치를 추구하고 있습니다. 이 점은 민간시장에서의 가격 경쟁력 저하로 드러납니다. 특히 취약계층을 고용하는 기업의 경우 민간시장에서 경쟁력을 가지기 어렵습니다. 공공구매는 일종의 완충지대로서 기업의 사회적 가치와 지속가능성을 양립할 수 있도록 만드는 중요한 연결고리입니다. _169쪽

 

 

계간 생협평론 2017 봄호(재)아이쿱협동조합연구소 펴냄 

출간일 2017년 3월 20일 | 231쪽 | 5,000원 | ISSN 2093-9876 |

121-869 서울시 마포구 연남로 1길 8, 4-5층 | 담당 정명효 02-534-2845 maenglee@hanmail.net