제1회 무지개포럼 공개학습회 개최

Author
icooprekr
Date
2015-06-03 10:39
Views
1091
main446.jpg
2011년 임기를 마친 전임이사장들의 학습모임인 '무지개포럼'이 18일 신길동 교육장에서 홍기빈 소장((재)글로벌정치경제연구소)을 초빙 '칼 폴라니의 사상과 철학 해설'이라는 주제로 '제1회 무지개포럼 공개학습회'를 개최했다.

jungjulee1.jpg
iCOOP협동조합연구소 이정주 이사장의 사회로 진행된 이날 학습회는 <거대한 전환>(The Great Transformation)의 저자이며 경제인류학자인 헝가리 출신의 '칼 폴라니'의 사상과 철학을 통해 자본주의의 실체를 분석하고 경제민주주의의 실현을 위한 협동조합의 역할을 이론적으로 정리해보는 시간을 마련했다.

이정주 이사장은 인사말을 통해 "'무지개포럼'에서는 자유주제를 선정, 발제와 토론 형식으로 학습을 하고 있는데 앞으로 심화학습 주제를 선정하여 활동가, 직원 여러분들과 함께 공개학습회를 하고자 한다."며 "이를 위해 첫 번째 공개학습회로 '칼 폴라니의 사상과 철학 해설'이라는 주제로 공개학습회를 열게 됐다."고 학습회 개최의 배경을 설명했다.

<거대한 변환>은 1944년에 칼 폴라니가 동시대인들 읽으라고 쓴 책이다. 시장 경제 발흥기 동안에 영국에서 일어난 사회, 정치적 격변을 다루고 있다. 1930년 대공황 이후 파시즘의 탄생에 이르기까지 10여년간에 걸쳐 일어난 끔찍한 일들에 대해 동시대인들이 어떻게 봐야 하는가를 설명하고자 하는 책이다. 그래서 19세기부터 1944년까지 국제체제에서 나타났던 대사건들을 총망라했다.

doctor%20hong.jpg

홍기빈 소장은 칼 폴라니에 대한 본격적인 강의에 앞서 "폴라니의 이론은 스케일이 매우 크기 때문에 우선 책을 절대로 순서대로 읽지 말라고 조언하고 싶다."며 "순서대로 읽지 말고 맨 뒤 역자해제에 보면 책을 어떤 순서로 읽는 것이 좋을지 나와 있어 도움이 될 것이다."고 말했다. 또 "책이 어렵다고 포기하지 말고 이해가 안되는 부분은 넘어가고 전체적인 흐름을 이해하고 끝까지 읽는 것이 중요하다."고 강조했다.

그는 "오늘 강의에서는 핵심은 '사회'라는 것이 무엇인지 설명하는 것이 제일 중요한 것 같다."며 "'사회'란? 인간과 자연의 삶이 펼쳐지는 곳"이라고 말했다. 또 "폴라니의 책에 보면 <인간은 살아야 할 삶이 있는 존재이다.>라는 문장이 있다."며 "이때의 삶은 수동적인 삶이 아닌 자기의사를 가지고 자기 삶을 만들어 가는 능동적 자기발전을 하는 과정"이라고 강조했다.

audience3.jpg

칼 폴라니는 책에서 주류경제학의 모든 이론의 기본 중 하나인 '자기조정적 시장'경제가 인간이 가진 유토피아적 환상에 불과할 뿐이라고 경고한다. 그러나 그의 저서가 출간되고 난 지 수십 년이 지난 오늘에도 '신자유주의'라는 이름을 단 자기조정적 시장경제에 대한 환상은 많은 사람들의 머릿속을 지배하고 있다. 수요와 공급은 시장 안에서 자율적으로 결정된다. 인간을 포함한 모든 재화가 상품화된다는 믿음은 현대 세계사를 관통하는 신앙과도 같다.

이웃에 대한 사랑, 친구와의 우정 및 가족과 직장 동료 간의 유대감 등은 '돈에 대한 사랑'에 밀려 사회에서 설 자리를 점점 잃고 있다. 칼 폴라니의 말대로 경제가 사회에 종속되어 있는 것이 아니라 사회가 경제에 종속되어 있는 형국이다. 즉, 경제와 관련된 모든 것들이 인간들 사이의 관계마저 규정해버린 것이다.

우리가 언제부터 이런 '이기적'인 존재였나. 우리는 그동안 인간은 원래부터 물질 소유에 대한 이기적 욕망으로 가득찬 존재였다는 그릇된 편견에서 자유롭지 못했다. 하지만 칼 폴라니는 다양한 집단 사례를 통해 인간이 이윤만을 추구하는 존재가 아님을 보여주었다.

노동이 자신의 개성 표현이자 사회적으로 맥락을 갖기 위해서는 우선 경제적 동기에만 치중하는 단일한 가치에서 탈피하여 자아를 실현해가는 삶의 존재양식에 의미를 부여할 수 있어야 한다.

홍기빈 소장은 "시장의 성장이 사회에서 사람과 자연의 삶을 저해해서는 안된다."며 "시장경제의 발전이라는 것이 사회를 해체 시키지 않고 사회가 잘 발전할 수 있도록 사회의 수단이라는 종속적 위치로 내려와야 한다."는 말로 강의를 마쳤다.

한편 1990년대 폴라니를 주제로 석사 논문을 썼던 홍기빈 소장은 (사)금융경제연구소 연구위원을 거쳐 현재 (재)글로벌정치경제연구소 소장으로 재직하면서 MBC FM 라디오 '손에 잡히는 경제' 진행을 맡고 있다. 저서로는 '자본주의', '아리스토텔레스 경제를 말한다', '소유는 춤춘다' 등이 있으며, 역서로는 칼 폴라니의 '거대한 전환' 등이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