제10회 ICA-AP총회 및 제7회 협동조합 포럼 참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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icooprekr
Date
2015-06-03 11:3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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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난 11월 26일부터 일주일간 제10회 ICA(국제협동조합연맹) 아시아태평양지역총회 및 제7회 협동조합 포럼이 일본 고베에서 개최되어, iCOOP소비자활동연합회 오미예 회장, 권미옥 활동국장, (재)iCOOP협동조합연구소 김형미 이사, 전주생협 김아영 이사와 대외협력팀 직원 이주희가 참가했다.

이번 총회를 일본 고베에서 개최했던 이유 중 하나는 일본 협동조합운동의 아버지 카가와 토요히코를 비롯한 일본 협동조합의 발상지이며, 이곳에서 1995년 1월 17일 고베시와 한신 지역에서 발생한 한신·아와지대지진을 통하여 협동조합이 연대와 협동의 힘을 보여주었기 때문이다. 작년 3월에 일본 도호쿠 지방에서 발생한 일본동일본대지진와 더불어, 이번 협동조합 포럼의 주제는 '자연재해에서의 협동조합의 역할'이었다.

첫날, 이루어진 조사위원회에서는 성공회대학교 협동조합경영학과의 김아영 이사와 조수미 학생이 '협동조합, iCOOP생협에서의 여성의 역할'과 '청년들을 위한 협동조합 촉진방안'에 대한 보고가 있었고 iCOOP생협내의 여성 조합원에 관한 질문 등 다양한 질문을 받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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오후의 여성위원회는 회의와 포럼이 함께 이루어졌다. 특히 4년에 한 번씩 이루어지는 임원선거가 있었는데 위원장에 다나카 히토미가 재당선되었다. 또한 포럼에는 필리핀, 네팔 여성위원회 회원들의 협동조합 내에서의 여성의 활동과, 일본농업협동조합중앙회(JA전중) 내 JA전국여성조직협의회의 '동일본대지진시의 협동조합의 역할', 말레이시아협동조합연합회(ANGKASA)의 조직 설명 등이 있었다. iCOOP생협 오미예 회장(사진)은 iCOOP생협내의 여성의 활동을 활동가 교육, 토크콘서트 등의 사례를 들어 발표했다. 특히 기조연설의 후쿠이현민생협의 '직원조직을 위한 시스템 만들기'에 대한 발표에서는 여성의 일자리 참여를 위한 다양한 시스템이나 체제에 대하서 설명이 있었다. 후쿠이현미생협은 여성의 사회진출이 53.4%로 가장 높은 지역에 위치하고 있으며 현재 생협 내의 여성 비율은 아직까지 30%이지만 앞으로 50% 목표를 위하여 노력 중에 있다.

둘째 날 11명의 대표가 참가한 생협위원회의 주요 안건으로는 싱가포르 사무실의 이전 문제가 있었다. ICA-AP는 지금까지 1960년에 설립된 아시아태평양지역 본부인 뉴델리사무소가 방대한 아태지역을 관할하는데 한계를 느껴 싱가포르협동조합연합회(SNCF)의 협력으로 1999년부터 싱가포르에 사무실을 운영하고 있었다. 그러나 SNCF와의 MOU재체결 실패와 ANGKASA의 제안으로 사무실이 내년부터 말레이시아로 이전할 계획이다. 싱가포르에서 ICA-AP업무 이외에도 생협위원회 일을 맡던 일본생활협동조합연합회(JCCU),미야자와 카나코 파견 직원은 일본으로 돌아가 계속해서 생협위원회 업무를 맡을 예정이다. 말레이시아는 지리적으로 아시아 전역을 아우르는 위치에 있어 오히려 적격이라는 의견이 많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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또한 46회를 맞이하는 생협위원회에서 역사에 남을 아시아태평양생협 조사 결과를 발표했다. 생협위원회 내의 조사특별위원회는 협동조합 성공사례 공유 및 앞으로의 계획 수립에 도움이 되고자, 아시아 12개 생협에 대한 자료 수집을 지난 1년간 실시했으며, 이를 편집하여 책으로 발간했다. 자료 내용은 각 국가의 생협구조, 조합원수, 관련법, 활동 및 사업범위, 정부와의 관계 등이다.

28일 아침부터 열렸던 제7회 협동조합 포럼은 '자연재해에서의 협동조합의 역할'이라는 주제로 일본뿐만 아니라 태국, 필리핀, 스리랑카 그리고 인도네시아의 사례발표가 이어졌다. 주요한 발표내용으로는 모든 협동조합이 자연재해 복구에 중요한 역할을 하며, ICA는 회원국들을 돕기 위하여 필요한 자원을 수집하는 역할을 한다라는 내용이었다. 또한 인도네시아는 자연재해는 피할 수 없지만, 이를 대비한 장치 및 교육, 긴급기금 시스템이 필요하다고 강조했으며, UN과 정부는 협동조합의 중요성을 인식해야 한다는 내용도 있었다. 무엇보다 이번 일본동일본대지진의 경우는 정부의 개입이 협동조합보다 신속하지 못했다는 일본협동조합 측의 평가가 있었으며, 인재(후쿠시마원자력 사고) 또한 더 크고 장기적인 피해를 동반하기 때문에 재해로 인식해야 한다는 의견이 강력했다. 따라서 이 날 발표된 '재해시의 협동조합 역할'에 관한 결의문에는 위의 모든 내용들과 함께, 재해는 자연에서 뿐만이 아닌 인간에 의해서도 만들어진다는 점을 확인하는 문구가 추가됐다.

29일의 제10회 ICA-AP지역총회는 최찬호 ICA-AP 사무총장보고, 이사회 임원선거, 찰스 굴드 ICA 사무총장의 청사진 보고, 예산 및 ICA-AP 계획 수립, 각 위원회 보고 등이 이루어졌다.

최찬호 사무총장의 보고에 의하면, ICA-AP의 회원단체는 총 25개국 81개 단체로 지난 2008년과 비교하여 회원단체가 무려 40%가 증가했다. 그러나 협동조합 회원 등록이 저조한 중동아시아나 중앙아시아, 태평양지역의 협동조합에 ICA-AP를 알리는 것이 중요하다고 그는 설명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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또한 ICA에서 '협동조합 발전을 위한 청사진'전략을 발표하여 승인되었으며, 무엇보다 아시아 지역은 42억 명의 인구가 살고 있는 신흥지역으로 다양한 사람들, 특히 여성, 청년들에게 협동조합을 알리는 것이 중요하여, 이에 맞는 새로운 성장 전략으로 아래와 같은 목표가 승인됐다.

ICA-AP의 새로운 전략 목표(2013-2016)
○ 중동, 중앙아시아, 메콩 델타지역의 신규 회원단체 확보
○ 농업, 수산, 소비자 등 ICA 아태 분과기구 활성화
○ 소비자의 윤리적 소비, 생산자의 윤리적 생산 촉진
○ 공정 무역과 인터넷을 통한 단체간 교역 활성화
○ 교육을 통한 정보통신 기술지원 촉진
○ 자원 재생과 재생 에너지 사업 기술 이전
○ 청년 협동조합원간 문화 교류 활성화
○ 여성, 청년의 이사회 참여 확대를 위한 기초 협동조합의 규정에 관한 연구 활성화
○ 협동조합에 대한 인지도 제고를 위한 '협동조합 스토리' 수집 및 전파
○ .COOP 도메인 확산 및 협동조합에 대한 우호 여론 형성
○ 협동조합 정체성 보호를 위한 협동조합 사회적 감사 제도화
○ 정책, 법률환경 개선을 위한 협동조합각료회의 활성화
○ 협동조합 정신을 소유한 의회 의원과 네트워크 조직
○ 협동조합의 원활한 사업 참여 등을 위하여 협동조합 등록기관과 회의체 조직
○ 회원단체에 협동조합 금융에 대한 법률 지원 제공

ICA-AP 회장은 지난 회장와 같은 이춘생 중국공소합작총사 회장이 재임명됐고, 부회장으로는 찬드라 팔 싱 야다브 인도협동조합연맹 회장과 눌딘 할리드 인도네시아협동조합협의회 회장이 당선됐다. 이 외에도 8명의 이사가 선출됐다.

차기 회의는 할리드 부회장의 제의로 인도네시아에서 개최될 예정으로 장소 및 날짜는 미정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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ICA-AP일정 후 11월 30일은 생협과 FTA에 대한 정보 교환을 목적으로 코프아이치생협과 교류회를 가졌다. 아이치현 전 지역을 사업망으로 하고 있는 코프아이치는 메이킨생협(나고야근로시민생활협동조합)과 미카와시민생협이 1969년 그리고 1974년 설립됐으나 2010년 합병한 생협이다. 조합원수는 약 41만 명으로 매출액은 배송, 매장, 복지사업 등으로 500억 엔을 넘고 있다. 특히 식량 자급률을 높이기 위한 활동으로 사료용쌀을 추진하고 있으며, 사료용쌀을 이용한 쌀달걀 등을 판매 중이며 이러한 사업을 통하여 2011년 코프아이치의 사업연합인 토카이코프(코프 기후, 코프 아이치, 코프미에)에서 약 3,300톤을 소비했다.

iCOOP생협의 발표에서는 iCOOP생협의 생산자와 소비자간의 균형, 윤리적 소비에 대한 일반시민들의 생각, iCOOP생협을 이용하는 조합원층 등 1시간에 걸쳐 다양한 질문이 있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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오후에는 코프아이치의 가장 성공적인 매장 중 하나인 토요아케매장을 둘러보았다. 2010년 10년 오픈한 이 매장은 매장면적 420평, 주차장대수 255대의 대형마트이며, 이 곳에서 근무하는 직원도 약 50명(파트직 포함) 이나 된다. 이 매장은 역 앞에 위치하여 일일 객수 2,400여 명 정도이나, 주변 수퍼마켓과의 경쟁이 날로 격화되어, 홍보책으로써 매장 홍보물을 주 2회 배포하고 있다. 그러나 혼자 사는 사람들을 위한 소분 상품과 반찬은 이 지역에서 가장 매출이 높다. 또한 수산 및 반찬 코너는 높은 실적을 올리고 있는 외부업체가 임대매장으로 판매를 하여 보다 전문성을 높이고 있다.

마지막으로 방문한 곳은 미나미(南)의료생협이 운영하는 종합병원이었다. 미나미의료생협은 1959년 9월 26일 대규모 태풍의 피해고 나고야시 남부를 중심으로 5천명의 사망자와 30만명을 넘는 부상자가 발생한 사고를 계기로 2년 후 308명이 참가하여 탄생했다. 현재 조합원수는 6만 7천명으로 크게 성장하고 있으며 10만명을 목표로 하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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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병원 로비. 로비 바닥에는 가스선이 설치되어 있어, 재해시 400명의 긴급 수술이 가능하다.(좌) / 병원은 입구에서부터 오른쪽이 건강한 사람들의 병원시설(헬스장 등), 실제 병원시설로 나누어져 있으며 그 사이를 다리가 놓아주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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층짜리 건물로 만들어진 미나미의료생협의 종합병원은 3년 전 미나미구에서 이곳 미도리구로 이전했으며, 조합원 가입은 일인당 5000엔에서 300만 엔으로 다양하나 경제사정이 좋지 않은 조합원은 1000엔 출자도 가능하다. 이 곳에는 병실, 의료시설 뿐만 아니라 감기 등으로 몸이 좋지 않은 아이들을 맞벌이 부부가 특별히 맡길 수 있는 보육원, 지역 주민도 이용할 수 있는 도서관도 병원 내에 있다. 또한 조산소를 설치하여, 병원 또는 조산소에서 출산을 선택할 수 있도록 했으며, 병원 앞에 위치한 단지에 사는 젊은 엄마들의 교류장소로 사용되기도 하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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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의료생협의 각종 정보 게시판(좌) / 이 곳 병원에서 발생하는 모든 민원은 답변과 함께 로비에 공유하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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병원 내에는 카페, 레스토랑 등이 1층에 있는데, 그 중 편의점은 미나미의료생협, 대학생협 토카이사업연합 그리고 코프아이치가 공동으로 오픈한 매장으로 초기 1년을 제외하고는 지난 3년간 흑자를 기록하고 있다. 미나미의료생협의 특징은 단순한 병원시설이 아닌, 지역 주민이 자유롭게 이용하는 교류 및 네트워크의 장소로 이용되는 점이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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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12년 세계협동조합 사업 중 하나로 50년을 맞이하는 미나미의료생협의 책이 지난 해 말 발간됐으며, 이 책은 저널리스트 상을 수상하여, 현재 호평을 받고 있다. 또한 미나미의료생협의 모습을 영화로 찍고 싶다는 요청으로 2년에 걸쳐 완성한 미나미생협의 영화가 현재 일본전역의 극장에서 상영중이며, 내년 1월 DVD로 발간될 예정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