무지개포럼 제2회 공개학습회 개최

Author
icooprekr
Date
2015-06-03 10:5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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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11년 임기를 마친 전임이사장들의 학습모임인 '무지개포럼'이 국내의 대표적 마르크스 경제학자이자 진보적 경제학자인 성공회대 김수행 석좌교수에게 '과외'를 요청했다.

'무지개포럼'은 19일 신길동 교육장에서 김수행 석좌교수(성공회대학교)을 초빙 '2008년 이래의 세계대공황과 새로운 자본축적 방법의 등장'이라는 주제로 두 번째 무지개포럼 공개학습회를 개최했다.

iCOOP협동조합연구소 이정주 이사장의 사회로 진행된 이날 초청 학습회는 《청년을 위한 경제학 강의》(한겨레신문사), 《자본론》(비봉출판사), 《국부론 (상), (하)》(비봉출판사), 《세계대공황 : 자본주의의 종말과 새로운 사회의 사이》(돌베개) 등 다수 서적을 저술한 성공회대 김수행 석좌교수가 강의를 진행했다.

이정주 이사장은 "그동안 많은 교수님들을 초빙에 강의를 진행했는데 석좌교수님을 모신 것은 처음인 것 같다. 석좌교수를 모시게 되어 너무나 큰 영광이다."며 "김수행 교수님을 모시기 위해 연구소 정병호 소장님의 이름까지 빌렸다. 모시기 어려웠던 만큼 참석자들이 많은 것을 배워가는 시간이었으면 좋겠다"는 인사말을 전하며 김수행 석좌교수를 소개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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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은행과 대기업이 협동조합과 같은 공익단체화로 된다면" 어떨까?
계급없이 모두가 잘사는 유토피아적 사회가 과연 조성될 수 있을까?

김수행 교수는 최근 문제가 된 세계대공황을 이해하려면 금융뿐만이 아니라 경제 전체의 이해가 필요하다며 1900년대의 경제 흐름과 전망을 포괄적으로 설명하는 것으로 강의를 시작했다.

김 교수는 세계대공황의 역사와 최근 금융 경제에서 벌어지고 있는 일들을 토대로 대공황의 근거를 분석하면서, 자본주의를 타도하지 않는 한 공황은 계속해서 발생할 수밖에 없다고 지적했다. 2008년 미국에서 시작한 금융 위기로 전 세계 경제가 지금까지 휘청대는 모습을 보면서, 최근의 상황은 자본주의의 오류에 대한 마르크스의 지적이 많은 부분에서 옳았다는 것을 한 번 더 확인시켰다.

그는 유럽의 현 재정위기는 세계대공황에 대한 자본의 초기 대처가 만들어 낸 것으로 유럽 전반에서 국가채무가 증가하는 과정에서 유럽에서 약한 고리를 형성하는 그리스, 아일랜드, 포르투갈에서 먼저 재정위기가 발생하고, 이것이 스페인, 이탈리아의 재정위기로 확산되었다고 설명했다.

이들 나라에서 재정위기가 더욱 악화된 것은 채무불이행을 우려한 국제금융자본이 국채매입을 거부하거나 국채 이자율의 인상을 요구하고, 신용평가사들이 신용등급을 하락시켰기 때문이다. 유럽의 재정위기가 악화일로를 걷고 있는 것은, 독일, 프랑스 등 EU의 핵심 국가들이 제국주의적인 자국 이해 때문에 서로 부담을 안지 않으려고 갈등을 빚고 있기 때문이다.

이들은 EU내에서 헤게모니를 차지하기 위해 서로 끊임없이 투쟁하고 있지만, 동시에 주변국의 위기해결을 위해 필요한 부담을 최소화하기 위해서도 서로 투쟁하고 있다. 이러는 사이 유럽의 재정위기는 점점 더 확대되어 세계대공황을 더욱더 증폭시키고 있다. 그리스는 EU가입으로 인한 탈산업화 때문에 자력으로 회생할 가능성이 없다. 사실상 채무 이행능력을 상실한 상태이며, 그리스의 디폴트가 미칠 파장(그리스의 디폴트는 미국 등을 포함한 관련 금융기관과 정부에 일련의 타격을 가할 것이다.) 때문에 파산시기가 늦추어지고 있을 뿐이라고 전망했다.

김 교수는 금융기업과 대기업들은 걸핏하면 자기의 손실을 사회의 손실로 이전시켜 시민들에게 부담을 강요하기 때문에, 금융기업과 대기업들을 협동조합과 같은 공익사업체로 전환하여 모든 구성원이 민주적으로 공익을 위해 운영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시민 모두가 주인이 되는 공익사업체라는 아이디어는 마르크스가 말하는 '자유로운 생산자들의 연합'(association of free producers)에 비유할 수 있으며, 시장에 맡기는 체제나 국가에 맡기는 체제가 아니라 시민 모두가 자기의 필요와 욕망을 충족시키기 위해 사회의 인적·물적 자원을 민주적인 합의를 거쳐 민주적인 통제 아래에서 사용하는 것을 가리킨다.

1960년대에 비해 2010년대에는 과학기술과 생산력에서 너무나 큰 진보가 있지만, 시민들 대다수는 생활의 안정을 찾을 수 없으며 빈부격차는 더욱 커졌다.

그는 "새로운 복지사회를 구축해야 한다. 인간다운 삶을 살 수 있는 체제를 만들어야 한다."며 "시민 대다수가 이 사회의 주인이 되는 사회로 나아가야 한다. 협동조합은 사회 개혁의 (원)동력이 되어야 한다."는 말로 협동조합의 역할을 강조하면서 강의를 마무리했다.

한편 한국의 대표적인 마르크스 경제학자로 꼽히는 김수행 석좌교수는 칼 마르크스의 『자본론』을 1989∼1990년 한국어로 최초 완역했다. 주요 저서로 『《자본론》 연구』1, 『정치경제학원론』, 『알기 쉬운 정치경제학』, 『《자본론》의 현대적 해석』, 『자본주의 경제의 위기와 공황』, 『자본주의 이후의 새로운 사회』(공저) 등이 있다.